"둘째는 사랑이다"
흔히 첫 아이 때는 부모가 처음 하는 양육이다 보니 걱정이 많아서 별로 예쁜 줄 모르다가, 둘째 때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아기가 예뻐 보인다고 한다. 엄마 마음이 편하니 아기도 순하게 자란다고.
나는 내가 첫째라서 그런가, 아니면 호야가 예뻐 보여서 그런가. 둘째는 사랑이라는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 게다가 둘째'도' 사랑이다가 아니라 둘째'는' 사랑이라니.
물론 둘째를 낳아봐야 알 수 있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둘째 계획이 없으니 확인할 방법은 없다. 둘째라니, 내겐 두 명을 키울 만한 정신적 체력적 능력이 없다. 게다가 둘째가 생김으로 인해서 호야에게 주는 사랑과 관심이 줄어드는 것도 싫다.
"첫째도 사랑이다"
첫째인(데도 불구하고) 호야가 예뻐 보이는 이유는 어쩌면 나이가 들고 엄마가 되어서인지도 모른다. 노산의 기준이 되는 만 35세가 되기 1년 전에 호야를 낳았다.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다고 생각할 때, 아기를 낳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떠나온 세계에 대한 아쉬움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이로움이 더 컸다. 산부인과에서 호야와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다.
첫째'도' 사랑이라는 말도 어쩐지 맞지 않는다. 첫째'는' 사랑이다. 그 자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