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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뇽안뇽안늉 Apr 27. 2024

4월을 돌아보다

꽤 다이내믹했던 4월을 보내며

이번 4월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부터, 벼르고 벼르다 도전했던 일까지 (별것 아니지만). 돌아보면 이번 4월은 대체로 평온했지만, 와중에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작년의 4월과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올 4월이 내가 사는 곳에서의 마지막 4월이라고 자각해서인 것 같기도.


이번달 몇 개의 에피소드를 꼽아보자면, 우선 첫째 주에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처음이었고, 이직 전에 근무했던 전 회사들도 첫 번째 회사를 제외하면 해외 출장을 갈 일이 없었다. 2018년에 마지막 해외 출장을 다녀왔으니 6년 만이다. 사실 도쿄 출장이라기보다는 신주쿠 출장에 가까웠지만 그럼에도 ‘인생 첫 도쿄’라 그런지 마냥 좋기만 했다. 첫날 함께 가는 상사들이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팀장님이 많이 배려해 주셨다 (내가 한 것은 거의 없었다). 둘째 날에는 윗분들이지만 그럼에도 같이 일하는 부문의 상사분들과 함께해서 훨씬 편했다. 팀장님 또한 워낙 편하게 해 주셔서, 아무튼간에 내가 한 것은 역시 별로 없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에 자유 시간을 갖기는 좀처럼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꾸역꾸역 두 번째 날에 아침 7시 30분에 호텔을 나와서 신주쿠 근처를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구글 지도를 통해 아침 일찍 연 카페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 카페를 도쿄 유명 카페 추천 책에서 다시 마주했을 때는 그저 반가웠다) 해외출장이라는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했던 4월 첫째 주. 덕분에 즐겁게 이번 4월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필라테스 B클래스(중급반)에 도전했다. 몸치라 아직 초보반도 잘 못하는데, 중급반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어 수강 전에도 꽤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이번달만큼은 한 번 수강해 보자고 마음먹었으니 안되면 아직 안된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는가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두근두근 걱정 80 기대 20의 마음 정도로 수강한 중급반은 생각보다 들을 만(?) 했다. 물론 수강생들 중에는 제일 서툴러서, 다른 수강생들이 어렵지 않게 취하는 자세에도 내가 따라 하려니 곡소리가 나왔다. 안 써본 근육을 쓰는 데다 호흡이 빠르니 땀도 많이 났다. 초급반에서는 땀이 별로 나지 않아서, 여태껏 초급반만 줄곧 수강했던 나는 필라테스가 그렇게 힘든 운동인 줄도 몰랐다. 내 동기가 필라테스에 땀이 안 나면 운동을 한 것 같지 않다고 말을 할 때도, 땀을 별로 흘려본 적이 없었던 나는 속으로만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그 말이 이걸 뜻하는 거였구나, 중급반을 수강하고 나서 알았다. 운동했다는 느낌이 바로 이거라는 걸!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중급반을 수강하려고 한다. 당장 다음 주 중 하루를 중급반으로 수강 신청해 뒀는데, 또 얼마나 땀이 날까 싶어서 조금 겁은 난다. 그 래도 아무튼간에 정말 작은 일, 정말 소소한 일이지만 내게는 어려웠던 단계 하나를 넘어서 조금은 뿌듯하다. 다음 달도 꾸준히 하면 중급반에 조금은 더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필라테스 중급반을 통해 몸도, 마음도 조금 더 건강해졌으면 하는 소소한 소망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드디어! 일본어 공부 복습을 시작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번달부터 시작한 일본어 공부지만, 복습이라고는 토요일 수업 시작 직전 1시간동안 카페에 앉아서 단어 시험 테스트 준비 정도를 하는 게 다였던. 이번달에는 꼭 일본어 복습을 제대로 하겠다고 마음먹었었다. 더군다나, 저번달은 워낙 기초라서 복습을 따로 하지 않아도 나름 따라갈 수 있었는데 이번달부터는 복습을 하지 않으면 동사의 변형 형태에서 또 헤맬게 분명했다. 2년 전에 일본어에 도전했던 적이 지만 복습을 제대로 하지 않아 수업만 겨우겨우 듣다가 놓아버렸었던 흑역사가 있어서 이번만큼은 꼭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해 보리라 마음먹었던 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복습‘ 이 필수. 바쁘다는 핑계 (지만 사실 귀찮아서 미뤄둔)로 소홀했던 복습을 이번달부터는 조금이라도 시작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니 수업을 따라가기 훨씬 수월하더라.

게다가 토요일 하루에 4시간 몰아치는(?) 수업이라 진도도 빠르게 나가서 복습을 안 하면 그다음 수업을 따라가기가 더욱 힘들다. 매번 수업을 들을 때마다 복습이 필수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데, 이 기세를 몰아 다음 달에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리라 다짐한다. 요새 보는 일본어 드라마나 영화에도 아는 단어와 문장들이 들릴 때마다 나름 즐거움을 느낀다. 일본에 사는 이모와 일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날까지! 일단 해보겠다.





24년 4월도 무탈하게 잘 보냈다. 5월 또한 조금 더 재밌는 일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많이 만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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