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선택’을 위해 한 텀 쉬어가는 달
이번 달은 일이 없었던 것 같으면서도 잔잔한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자의 반 타의 반 한 텀 쉬어갈 수밖에 없는 달이었다. 와중에 단발펌이나 새로운 색깔의 네일을 해보면서 기분 전환 겸 새로운 시도를 해보긴 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우선, 연휴가 길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것 외에는 딱히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전시회 보고, OTT 몰아보고, 책 좀 읽고. 늘 익숙한 방식대로 여가를 보냈는데 나름대로 즐거웠다. 스트레칭을 너무 안 하니 햄스트링이 과긴장 했다며 당분간 필라테스도 쉬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열심히 이 이행해야 했기에(?) 운동도 안 하고 집에서 약한 스트레칭만 깔짝깔짝 대던.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ㅋㅋ
그다음 주에는 엄마가 올라오셔서 오랜만에 집밥 다운 집밥도 먹고, 함께 론뮤익 전시도 보고 삼청동 거리를 걸었다. 와중에 엄마에게 축하할 소식도 있어서 서로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5월 중순까지는 소소하지만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었지 싶다.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일들을 자주 만들어야 할 텐데.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심리상담을 2분기부터 받고 있다. 이래저래 도움이 많이 된다. 친구나 가족에게는 차마 이야기할 수 없는 고민이나 생각들을 선생님께 이야기한다. 섣부른 조언이나 지적 없이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도 위안이 되고, 상담 선생님과도 결이 잘 맞아서 상담하기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바다. 특히, 지난번 상담에서의 울림이 컸다. 나의 이야기들을 다 들으시더니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변화된 선택을 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용기를 내기 어려울 때 매번 거리를 두면, 물론 익숙한 패턴이라서 잠깐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겠지만 결국 스스로를 덜 행복하게 해요.‘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다. 이 단순하고도 명료한 해법을 34살이나 되어서야 알게 된 느낌이었다. 35살이 되기 전에 알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이번 달에 읽은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행복이나 감정은 신비한 정신적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보다 과학적인 시각은 감정의 출발지인 외부 변화에 두는 것이다. 즉,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행복을 유발하는 구체적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만들고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택의 대상은 생각이 아니라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바꾸기에는 영 마뜩지 않아서 생각을 바꾸려고 한 데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뭐가 그렇게 수줍었던 건지, 용기를 내기 어려웠던 건지. 작은 변화라도 선택해 보는 것,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이 필요할 것 같다.
사실 이번 주는 우울했던 편이어서 일의 집중도도 떨어졌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더라도 쉬이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문제로 인해 마음이 가라앉을 때면 그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기에 이번 주는 꽤 우울했고, 내 일상을 둘러싼 대부분의 것들에 별 반응을 하지 못했다. 5일 정도 지나니 마음 상태가 괜찮아졌고, 역시 시간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일 만에 회복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깊이감이 얕은 문제였다는 의미이니 한편으로는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변화된 선택을 해 볼 에너지가 생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