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소설
“치즈, 엄마 왔다. 문 앞에 니 간식이랑 물건 잔뜩 왔는데 좀 들여놓지 그랬어?”
미연은 두 손 가득 택배 박스를 들고, 부족한 손을 대신해 발로 박스 하나를 툭툭 쳐가며 겨우 현관 안에 밀어 넣었다.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기에도 버거운 작은 창문 딸린 반 지하 원룸이 그녀의 안식처였다. 어둑한 방안에는 미처 숨을 곳을 찾지 못한 어둠만이 방황했다. 택배 박스를 문 옆에 내려놓고 얼른 스위치를 켰다. 그제야 부리나케 꽁무니를 빼는 녀석. 미연은 어둠이 싫었다. 이쯤이면 온종일 혼자 노느라 심심했다며 미연에게 수십 번도 더 칭얼거릴 치즈가 어째 잠잠했다.
“치즈야? 우리 치즈 어디 있어?”
다른 엄마들 해주는 것만큼은 못 해주어도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해요'라는 SNS 댓글을 보고 큰마음먹고 장만한 치즈네 집에도, 미연의 땀내가 흠뻑 밴 오래된 후드 티로 만든 방석에도 치즈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장난을 심하게 쳐 엄마한테 혼나면 슬픈 얼굴로 작은 몸을 동그랗게 말아 숨곤 하던 빨래 바구니에도 없었다. 그때 낡은 나무 책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북유럽 스타일의 회색빛 프레임 안에 차갑게 들어앉은 치즈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눈물이 뚝 하고 한 방울 떨어지더니 마중물이라도 기다렸다는 듯 펑펑 흘러내렸다. 미연은 얼른 스위치를 끄고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하늘나라로 간 치즈에게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곳에는 아픔도 슬픔도 없을 테니까….
내뺐던 어둠이 언제 왔는지 슬그머니 미연의 손을 잡아주었다. <끝>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