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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Jun 25. 2021

리라이팅 브런치 북 홍보

근황이요? 계속 글 쓰고 있었습니다.

 6월 14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무려 열흘 간 새로운 글을 올리지 않았다. 브런치 상에서 왕래가 잦았던 몇몇 작가님들께서 혹시 내 근황이 궁금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사정이 좀 있었다(이것도 글로 쓸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글을 쓰지 않은 건 아니었다. 매번 낙방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해야 하나 고심했다. 결심하고 글을 썼다. 완전히 새 글은 아니고 기존 글을 다시 썼다. 지금까지 응모했던 몇 권의 브런치북이 소위 요즘 먹히는 '출판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걸 잘 알았다. 딱히 에지(edge)도 없었다. 그저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내가 좋아서 썼기에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고 낙담하지 않았다.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당선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었더랬다. 


 이번 윌라 X 브런치, 브런치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로 결심하면서 기존에 만들었던 브런치 북 두 권을 리라이팅 했다. 두 권 합쳐 서른여섯 편의 글을 손봤다. 적게는 오타 수정이나 문장을 다듬는 수준이었고, 어떤 글은 새로 썼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리라이팅 했다. 다시 쓴 글들을 새롭게 옮겨 발행하면 독자분들께 무지막지하게 알람이 갈 것 같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열흘 간 새로운 글이 업로드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 것이다. 기왕에 새롭게 글을 썼으니 이번 지면을 빌어 살짝 '홍보' 해볼까 한다.

 

 <제주에 가고 싶다>는 코로나로 제주 가족 여행을 취소하면서 '랜선으로 떠나는 제주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쓴 글이다. 제주 한달살이 경험과 다년간의 제주 여행, 제주 신화와 전설, 오름, 민간 신앙과 토속 음식 등을 공부하면서 모아 놓았던 자료들을 바탕으로 썼다. 제주 한달살이 경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제주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글을 발행한 지 1년이 넘어서 최신 내용으로 업데이트도 했다. 코로나가 끝나면 당장 달려가고픈 제주의 절경과 비경을 소개하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도 담았다. 앞으로 제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분이라면 감히 참고할만한 글이다. 언젠가 주말 브런치북 메인에 소개되어 많은 분들이 구독(라이킷)을 눌러 주시기도 했다. 기존 독자분들께 새로운 글과 정보를 전하기 위해 이후에  썼던 제주 관련 글들을 합쳐서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발행할지 고민 중이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후배에게 글을 보여줬더니 이런 류(類)의 여행 에세이는 요즘 출판 트렌드가 아니라고 했다. 맞다. 검색 몇 번이면 제주 구석구석을 훤히 알 수 있는 시대지 않은가. 그저 내가 가졌던 제주에 대한 느낌, 사랑, 즐기는 방법 등이 몇몇 독자분들에게라도 더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가족 에세이 - 어머니의 식탁>은 어머니의 여든 번째 생신을 맞이해 자식, 손주들이 쓴 글을 모은 브런치북이다. 실제 사비를 들여서라도 출판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이 생겨 잠시 보류 중이다. 모두 열아홉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막내인 내가 '편집자' 역할을 맡았기에 모두의 동의를 얻어 브런치북으로 발행했더랬다. 이때는 아직 브런치북에서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기에 대부분이 이 글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누군가의 자식이며 손주라면 공통된 감성이 있으리라 생각해 리라이팅 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여기에 수록된 글들은 내가 직접 쓴 글이 아니기에 많은 부분을 손볼 수는 없었다. 오타와 비문, 거친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는 수준이었다. 글쓴이들의 개성과 문체가 다양해 읽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할만하다. 꼭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부모님을 위해 가족이 합심해 글을 쓰는 건 추천할만하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할머니)'에 대해서 몰랐던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번에 글을 다듬는 과정에서도 몇 번이나 웃고 울었는지 모른다. 핵가족에 이어 1인 가족이 되어가는 시대고, 가족의 의미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머니' 또는 '아버지'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글은 특히 따뜻한 가족 품이 그리운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다. 


 이밖에 한뼘소설도 대부분 다듬고 고쳐 썼다. 특히 몇 편은 완전히 새로 썼다. 시간에 쫓겨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발행한 글들이 의외로 많았다. 발행 후에도 틈틈이 다시 읽으며 수정하긴 했지만, 이번 기회에 전체적으로 리라이팅 했다. 벌써 서른 편 정도 썼는데 엄선해서 브런치북으로 발행해 볼까 한다. 한뼘소설은 아직 리라이팅 중이라 조금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더 좋은 문장과 내용으로 다듬고 있는데 부디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1년 전에 쓴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기분이 묘했다. 내가 저런 표현을 썼었나 싶게 좋은 문장도 있었지만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 부끄러운 문장이었다. 지금도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게 함정이다. 독서할 때마다 좋은 문장을 필사하고, 그 문장들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까 고민한다. 브런치에 글 쓸 때 많이 적용해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한식 밥상에 양식이 올라온 듯 자연스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었다. 10년은 글을 써야 나만의 '문체'를 가질 수 있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쓸 수 있을까?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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