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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Sep 22. 2021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흔한 후기

숫자로 본 오늘의 코로나

 <숫자와 도표로 본 오늘의 코로나>라는 글을 브런치에 쓴 지 정확히 6개월이 지났다. 변종의 변종까지 등장한 코로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 민족 최대 명절이라는 한가위에도 고향 길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막아서고 있다. 대가족인 우리 집도 순번을 정해 부모님 댁을 찾아뵈었다. 그나마 세 번째 명절 만에 처음 고향 집에 갔더랬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지금 세계는 얼마나 코로나를 앓고 있을까? 눈에 띄는 몇 가지만 확인해 보고자 한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억 2천4백만 명에서 2억 3천만 명으로 무려 87%나 증가했다. 

2백7십만 명대였던 전 세계 사망자 수는 4백7십만 명대로 늘어났다. 73%나 증가한 수치다. 

미국, 인도, 브라질은 누적 확진자 수, 사망자 수, 격리 해제(완치자) 수에서 상위를 기록 중이다.   

확진자가 적었던 아시아 국가들(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98,209명에서 289,263명으로 무려 195%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사망자 수는 1,693명에서 2,413명으로 늘어 43%가 증가했다.

우리나라 사망자의 남녀 성비는 50.1% vs. 49.9%다. 

9월 21일 현재 1차 접종 완료자는 36,542,609명, 접종 완료자는 22,188,840명이다. 

80대의 치명률이 20.5%에서 16.8%로 감소했다. 


 78억 세계 인구 대비 약 3%의 사람들이 코로나를 앓았다. 4백7십만 명이라는 사망자 수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뉴질랜드나 쿠웨이트의 인구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코로나 현황판의 4,723,885라는 수에는 슬픔도 분노도 없지만, 그 안에 담긴 '1'이라는 숫자 하나는 방금 전까지 우리와 똑같이 숨 쉬던 누군가를 의미한다. 고통에 무뎌진 건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솔직히 나 자신도 헷갈린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리라는 전문가의 예상이나 바람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어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쥐었던 일부 국가들까지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되면서 인류는 점점 더 코로나의 늪 한가운데로 가라앉고 있다.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끝냈다. 아닌 척 해도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아내와 일주일 간격으로 맞았는데 먼저 접종을 끝낸 아내는 후유증으로 약간의 두통을 앓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긴 설명에 비해 접종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뭐 이렇게 간단해? 할 정도였다. 15분 정도 병원에 머물다 집으로 돌아왔다. 이상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3시간 정도 잠든 줄도 모르고 잤다. 다음 날부터 가슴이 아팠다. 고통의 정도를 1에서 10까지 숫자로 말해보라고 하면 3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아프다 정도는 아닌데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도 없다. 1차 접종을 끝낸 지 보름 정도 지났는데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을 가끔씩 겪는다. 그렇다고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참고 있다. 아내 역시 가끔 찾아오는 두통 때문에 타이레놀을 복용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다양한 백신 접종 후유증에 비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최근 무척 엉뚱한 백신 접종 후유증(?) 사례를 접했다.  


 2차 접종까지 끝낸 지인은 요즘 너무 행복했다. 1차 아스트라제네카, 2차 화이자를 접종한 그는 반 백 년 달고 살던 비염과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백신 덕분에 완치되었다고 믿었다. 비염을 앓아 본 경험이 없어 그 질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모르지만, 주위에서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환절기마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지인 역시 콧물과 재채기를 달고 살았는데 백신 접종 후 거짓말처럼 증상이 사라졌다고 했다. 피부가 짓무를 정도로 심했던 알레르기성 피부질환도 더 이상 앓지 않는다고 했다. 지인은 백신 접종 후 체질이 달라졌다고 확신했다. 그 증거로 지금까지 한 번도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는 순수 소주파였는데, 접종 이후 소주는 입에도 못 대고 맥주만 마신다고 했다. 누구는 두통이나 가슴 통증을 얻었는데 오랜 지병이 완치되다니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는 말로 부러움을 대신했다. 


 신약이 개발되면 그 약의 본래 목적과 다르게 부가적인 치료 효과가 발생하곤 한다.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했던 비아그라가 다른(?) 치료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사례가 그중 하나다. 부디 지인의 경우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의학적 사례가 아니길 바랐다. 인류가 코로나로 이토록 고통을 앓고 있는데 비염 정도는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라도 얻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세계인을 대상으로 이토록 거대한 임상 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적도 없지 않았던가! 


 아내가 1차 접종 하루 전날 뜬금없이 혹시 접종 후 자기가 잘못되면 새 장가는 들지 말고 아이들 잘 키우라는 농담을 건넸다.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할 확률은 제로에 수렴했지만 아내의 농담에 웃지 못했다.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세상에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1차 접종을 하기 전날 나도 아내에게 말했다. 


 "아이들은 우리 부모님께 맡기고 당신은 좋은 사람 만나. 아직 젊고 예쁘잖아."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가끔 언론에 보도되거나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곤 한다. 아직 질병관리청(예방접종 피해조사반)에서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람 목숨을 운에 맡겨야 하는 코로나 시대의 가슴 시린 풍경이다. 유가족에게 한 줌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국가(질병관리청)가 대응해 주었으면 좋겠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국민의 생명을 운에 맡겨야 한다면 그대들에게 맡겨 다행이라고 안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까지 잘 해내지 않았던가!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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