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룩 업, 화성 연대기, 가이아

1월 6일, 모든 존재는 권리가 있다

by 조이홍

인류의 화성 이주기를 담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SF 소설 <화성 연대기>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화성에 인류가 정착할 수 있는지 조사하러 온 화성 탐사선 대원들(지구인)과 화성인들이 한 공간에 존재한다. 그들 각각은, 당연한 말이지만, 자기들끼리는 서로 보고, 듣고, 느끼며 대화할 수 있지만 상대 존재는 전혀 느낄 수 없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화성인은 지구인을, 지구인은 화성인을 인지하지 못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라는 1970년대 당시에는 매우 획기적이었던 '가이아' 이론을 정립한 제임스 러브록은 1960년대에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를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그가 맡은 일은 화성에서 생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연구팀의 자문이었다. 당시에 화성에 존재하는 생물체의 증거는 당연히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체의 증거와 같을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했다. 이때 제임스 러브록은 몇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만약 화성에 생물이 살고 있다고 해도 인류가 어떻게 지구의 생물들이 사는 환경에 근거한 실험으로 그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도대체 생명이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이었다. 이후 그는 오랫동안 생물의 진정한 특징은 무엇인지 고민했고, 가이아는 그 고민에 대한 대답이었다.


가이아는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체들을 비롯해 대기권, 대양, 토양까지를
포함하는 만물이 자가조절적 실체이며, 지구는 살아있는 존재라는 걸 의미한다.


레이 브래드버리는 <가이아>보다 20년 먼저 <화성 연대기>를 출간했다. 가끔 SF 소설 내용의 일부가 과학기술 개발에 따라 현실화되는 걸 볼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긍정적일 때도 그렇지만 부정적일 때는 더욱 그렇다.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SF 소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인류는 지구의 정복자가 아니라, 어머니 지구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돈 룩 업(Don't Look Up)'이라는 넷플릭스 영화가 화제다. 6개월 후면 모든 생명체가 멸절할지도 모르는 엄청난 크기의 혜성이 지구로 날아오는데 세계 최강 국가 미국의 대통령에게는 이보다 중간 선거와 대법관 임명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대통령이 한 대사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기후 위기, 원인 모를 산불, 기아, 핵 등의 문제로 인류 종말 회의가 하루에도 수차례나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우리는 어떤 미래가 올지 너무 둔감해 있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산업 문명 초기 전체 육지 면적의 14%에 불과하던 인간의 서식지가 무려 77%로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소비 형태는 지구가 두 개쯤 있어야 가능하다는데…. 혹시 우리가 모르는 지구가 어딘가에 하나 더 있다고 믿는 걸까?


"모든 존재는 권리가 있다. (Every Being has rights)"

현재 인류가 당면할 시급한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계곡, 강, 호수, 바람, 대지, 공기에도 우리와 같은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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