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차이가 만든 변화

1월 9일, 우주력을 한 장 넘기며...

by 조이홍

우리 인간을 고등학교 때 배운, 중학생 때였던가, 생물학적으로 분류해 보면 동물계, 척추동물문, 포유강, 영장목, 인과, 인속, 사피엔스종에 속한다. 인간의 유전자는 침팬지나 고릴라와 98% 이상 동일하다고 한다. 겨우 2%의 차이로 인간은 우리 별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고 전리품 중 하나로 동물원을 만들었다. 고작 2% 차이 때문에 침팬지나 고릴라는 동물원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인간이 내어주는 먹이를 먹고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단 2%의 유전자 차이가 만든 패러독스다. (어떤 자료에서는 96%라고도 한다. 여기서 98%라고 인용한 것은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라는 책을 참고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4만 ~ 3만 년 전에 지구 상에 출현했다. 동시 다발적으로 출현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구 곳곳에서 흔적이 발견되었다. 유구한 지질 시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신생대에서 태어나 홀로세에서 번영을 누리는 생명의 종(種) 일뿐이다. 마침 이 시기에 기나긴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가 찾아왔다. 전 지구적으로 기후가 비교적 온난해져 빙하가 고위도까지 물러났고 호모 사피엔스는 살랑살랑 부는 미풍을 맞으며 농사를 짓고 정착생활을 시작했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봄이 찾아왔다.


칼 세이건은 그의 책 <에덴의 용>에서 '이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늙었고 인류는 너무나도 어리다.'라고 탄복했다. 아울러 그는 150억 년에 이르는 우주의 역사를 1년이라는 기간으로 압축해 우주의 연대기와 인류의 역사를 설명했다. 이 달력에 의하면 최초의 인간은 12월 31일 오후 10시 30분경에 나타났다. 신석기 문명에 의한 최초의 도시는 오후 11시 59분 35초경에 나타났으며 유럽의 르네상스는 오후 11시 59분 59초경에 나타났다. 그리고 마침내 현재, 인류는 150억 년 우주 역사의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현명하고 강한 주인공 역할을 꿰찼다. (물론 이 우주에는 인류 이상으로 진보된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인할 수 없으니 일단 현재의 지성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인류는 무척이나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 마침 직립 보행을 해 두 손이 자유로웠고, 두뇌 용량도 경쟁자들에 비해 비교적 컸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었고, 이를 통해 협력하는 법을 깨우쳤다. 마침 혹한의 추위도 사라지고 적당히 좋은 날이 계속되었다. 우주력을 한 장 넘기고 새로운 한 해, 1년이 아니라 150억 년, 가 시작되었다. 인류는 주연으로 맹활약할지 조연으로 추락할지 大 고비를 맞았다. 우리 중 특별히 감각이 뛰어난 자들은 미래에 닥칠 위험을 깨닫고 변화를 외쳤다. 일부는 그것이 음모라고, 지구와 인류는 여전히 거뜬하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누가 옳을지는 알 수 없지만,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철학자의 말이 자꾸만 가슴에 와닿는다.


유전자 지도가 더욱 정밀화되면서 인간의 유전자와 90% 이상 동일한 생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2%의 차이로 인간과 침팬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달랐는가를 생각하면 다음에 주인공 역할을 꿰찰 후보들이 차고 넘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우리(cage) 밖에서 바나나나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말 그러다 큰코다칠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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