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알고리즘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한다?

1월 19일, 쓰고 싶은 글과 읽히고 싶은 글 사이에서

by 조이홍

지난주부터 쓰고 싶은 글이 세 편 있었다.

하나는 환경(기후 위기) 관련 글이고, 나머지 둘은 음식 관련 글이었다.


기후 위기 관련 글은 우연히 본 뉴스와 읽고 있던 책의 내용을 새롭게 정리해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주말 한나절은 오롯이 글만 써야 할 정도로 품을 들여야 한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변화에 동참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 아니어도 이미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하고 있지만, 나 역시 내게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브런치에 올리는 다양한 소재의 글 중에 기후 위기나 환경 관련 글은 신변잡기(身邊雜記)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아요'가 적다. '좋아요' 숫자에 연연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글은 정말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쓰는데 많은 독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듯해 좀 안타까웠다.


게다가 글에 들인 노력과 반응이 꼭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가끔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에 반해 내 창작 활동의 영원한 뮤즈, 아내와 관련된 이야기는 '좋아요'가 제법 많은 편에 속한다.

(물론 내 기준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아내의 음식이나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는 daum 메인 페이지에도 곧잘 소개되곤 했다.

'좋아요'에 딱히 영향을 주지는 않아도 조회수는 무척 많이 올라갔다.

브런치에 올린 글 중 상위 랭킹 10위 안에 음식 관련 이야기가 무려 다섯 편이나 된다.

특히 Top 3는 모두 음식 이야기다.

이쯤 되면 브런치 알고리즘은 음식 마니아가 아닐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브런치_글랭킹.jpg

물론 이런 글도 절대 대충 쓰지 않는다. 아내가 등장하는 글에는 '사전 검열' 제도가 있고, 아내가 만족해야만 발간, 아니 발행이 가능하므로 꼼꼼하게 정성을 다해 쓴다. 아내는 까다로운 검열관이다. 글의 기승전결뿐만 아니라 텍스트의 적적성, 콘텍스트의 적합성까지 디테일하게 따진다. '그래서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고 묻는 순간이면 등 뒤로 굵은 땀방울이 또르륵 흘러내린다. '어? 그러니까 이러쿵저러쿵하는 거지...'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별론데, 마음대로 해.'라고 말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뜬다. 그런 글은 대부분 바로 '삭제'된다. 가끔 심폐소생술을 통해 되살아나기도 하지만 그런 행운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쓰고 싶은 글과 읽히고 싶은 글 사이에서 한동안 고민한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물론 언젠가 그 세 편을 다 쓰게 되겠지만, 무얼 먼저 쓸까?

음식 이야기를 쓰려고 마음먹으면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왜? 알고리즘 덕 좀 보게?'라고 딴지를 건다.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지 못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일단 쓰고 싶은 글을 쓰자고 마음먹다가도 '이걸 누가 읽는다고? 위대한 작가들이 모두 독자를 고려하라는데 네가 뭔데 독자를 무시해?'라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어쩌라고!


오늘도 나는 쓰고 싶은 글과 읽히고 싶은 글 사이를 부유한다.

브런치 알고리즘 참 얄궃다 한탄하며.

어느 한쪽 중력이 1퍼센트라도 강하면 좋을 텐데 기가 막히게 똑같다.

누군가 나를 어느 한쪽으로 세게 밀어주면 정말 좋겠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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