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제주 가기

탐라유람기 아들 둘과 제주 한달살이 이야기

by 조이홍

<배 타고 제주 가기>


차를 싣고 배를 타 본 경험은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 인천에 있는 장봉도를 갈 때나 지금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되지만 제주도에서 렌터카로 우도에 들어갈 때였다. 이런 경우에는 운항 시간이 30분 미만으로 짧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바로 티켓을 구입해서 차량을 선적할 있다. 하지만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것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특히 차량을 가지고 갈 경우에는 추가 절차가 있어 사전에 확인해 두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솔직히 내가 그랬다. 초행길에 허둥지둥 대지 않도록 배 타고 제주 가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목포 출발 제주행 여객선 퀸 메리호는 아침 9시에 출발한다. 출발 전날 차량을 선적하려면 1시간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래서 조금 이른 7시 10분쯤 목포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도착한 차들이 많지는 않았다. 주로 화물을 운송하는 큰 트럭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차량을 선적하려면 우선 동승자는 내려야 한다. 그래서 대합실 앞에 싸모님과 준, 큐 형제를 내려 주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화물 터미널로 이동했다. 화물터미널에는 친절한 현장 직원이 안내를 해준다. 안내한 대로 따르면 된다. 선적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예약자를 확인하고 차량 선적 의뢰서를 작성해 준다. 차량 선적 의뢰서는 매표소에서 탑승권 발권 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차에 두지 말고 꼭 가지고 나오라고 안내를 해 준다. 내 순서가 되어 차량 갑판으로 이동했다. 이게 뭐라고 심장이 콩닥콩닥했다. 퀸 메리호 내부는 엄청 컸다. 여객정원 1,264명, 승용차 기준 차량 490대를 실을 수 있다고 하니 말이 여객선이지 실제로는 큰 빌딩 규모였다. 안내에 따라 2층에 주차를 하고 나오니 주차 위치 확인증을 주었다. 혹시 주차 위치를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미리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주차된 차량은 운항 중에 움직이지 않도록 쇠줄로 단단하게 고정을 해 둔다. 차량 갑판을 빠져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여객 터미널이 바로 앞이라 걸어서 대합실로 갔다. 대합실 안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도착해 있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배편으로도 제주에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발권은 30분 후부터 시작인데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대기 줄에 합류했다. 발권을 할 때는 승선하는 모든 사람의 신분증이 필요하다. 아까 차량 선적할 때 받은 선적 의뢰서도 있어야 한다. 신분증이 없는 준, 큐 형제는 등본을 챙겨 왔다. 주민등록 등본, 초본, 의료보험 카드, 가족관계 증명원 등이 신분증으로 인정된다. 신분증이 없으면 발권이 불가능하니 반드시 챙겨야 한다. 신분증은 승선할 때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렇게 배 타기의 과정이 마무리되면 드디어 배에 승선하게 된다.


물론 제주에서 배를 탈 때도 방법은 동일하다. 하지만 제주국제여객터미널에서 동승자가 하차하면 여객터미널을 빠져나와 우측에 있는 제6부두로 이동해야 한다. 거리가 꽤 멀다. 차량을 선적한 후에는 셔틀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돌아와야 한다. 목포에서 한번 경험이 있어 제주에서는 따로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는데 차량 선적 장소를 찾지 못해 여객터미널 안을 몇 번이나 빙빙 돌았는지 모른다. 이때는 정말 많이 당황했다. 아내가 생수를 건네주는데 받는 손이 땀으로 흥건했다. 20~30분을 헤맨 후에 겨우 제6부두를 찾아갔다. 그런데 싸모님과 준, 큐 형제는 여객터미널에 내려주고 와야 한단다. 또 한 번 왔다 갔다를 했다. 나중에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실소가 새어 나왔다.


우리가 이용한 퀸 메리호는 다양한 객실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일반실을 이용했는데 초보 여객선 여행객이라 아무것도 챙겨가지 않았다. 하지만 능숙한 여행객들은 큰 타월이나 캠핑용 매트릭스, 심지어 침낭까지 챙겨 왔다. 목포 제주 간 운항 시간이 5시간 정도 되다 보니 아무것도 없는 일반실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바닥에 깔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물론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좀 불편하다.) 그래서 제주에서 목포로 돌아올 때는 큰 타월을 챙겨 왔다. 목포에서 내리면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늦은 밤까지 운전해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전에 배에서 한두 시간 정도 잠을 자두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여객선 안에 편의점, 식당, 오락실, 무료 영화관(클래식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지만 조금 심심할 수 있으니 책이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 등을 가지고 타면 좋을 것 같다. 승선 후 한 시간 정도는 배 이곳저곳도 구경하고 갑판 위에서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별로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부모님이라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이템을 빠뜨리지 말고 꼭 챙겨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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