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대상 작가의 신간을 읽고

2월 7일, 그 문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by 조이홍

<젊은 ADHD의 슬픔>으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받은 정지음 작가, 동료(?) 브런치 작가지만, 왠지 정지음 작가의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마음 한편에서는 '부러우면 지는 거야'했을 터였고, 또 다른 쪽에서는 "내 글이 못해서가 아니야, 난 단지 출판사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 뿐. 난 그들이 원하는 글이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썼잖아. 그거면 충분해!" 하며 속 좁은 자위의 굿을 한바탕 벌렸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아무튼 아무 죄도 없는 정지음 작가(를 포함한 브런치북 대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들)의 글은 언제나 대문 밖에서 찬서리를 맞는 신세였다.


인스타그램에 읽은 책의 리뷰를 올린다. 그림책도 올리고 고전도 올리고 소설도 올리고 환경 관련 책도 올린다. 만화책도 그래픽 노블도 올린다. 그냥 책 표지나 제목, 내용 일부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 소개나 서평(리뷰), 독후감, 좋은 문장 등을 적어 올린다. 때론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뭐 이런 내용도 함께. 아직 우리 사회에 책이 필요하고, 책과 멀어진 사람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대부분 해당 책의 좋은 점을 극대화해서 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반드시 읽은 책만 올렸다. 가끔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 이벤트에 응모했다. 발간되기 전 작품을 먼저 읽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정지음 작가의 신작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서평 이벤트에 덜컥 당첨되었다. 설마 되겠어했는데 정말 돼버렸다. 브런치는 브런치, 인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이니 꼼꼼하게 읽고 냉정한 서평을 올리리라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혼자 불끈 다짐했다.


글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질투' 비슷한 감정이었다. 뭐 이렇게 글을 생동감 있게 써!, 재미있게 써! 잘 써! 뭐 이런 생각들이 줄곧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작가가 가진 삶의 태도나 관계 맺는 방식에 동의하느냐와는 별개로 분명 문장은 매력적이었다. 그냥 한번 휘갈겨 썼을 뿐인데 명필이 되어버렸네, 뭐 이런 느낌이랄까! 물론 작가가 그 문장들을 세상에 선보이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아주 조금은 짐작했지만, 그래도 정지음 작가는 원래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나 보다 싶었다. 특히 나는 절대로 쓸 수 없는 '뾰족한' 문장들이 책 한 권을 읽는 내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괜히 브런치북 대상 작가가 아닌 걸! 뭐 이런 결론이 나버렸다. 여우의 신포도처럼 내가 닿을 수 없고 쓸 수 없는 문장이니 나는 내 길을 가련다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그 재능이 부러웠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각설하고, <젊은 ADHD의 슬픔>부터 다시 읽어봐야겠다. 대상은 그냥 대상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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