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우리 아이 페미니즘 입문기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 아이, 고맘때 아이들처럼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 감지되길래 조남주 작가의 책들, <82년생 김지영>, <그녀 이름은>, <귤의 맛>을 권했더니 텍스트는 읽어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궁리 끝에 가족 독서 모임 책으로 현직 국어교사인 최승범 작가의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를 골랐다. 나와 성향이나 페미니스트 입문 동기가 비슷했지만,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에게는 조금, 아니 많이 어려울 듯해 가족 독서 모임 책으로는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렸다. 대신 그 책에서 페미니스트 입문서로 소개해 준 나이지리아 소설가이자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작가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로 다시 선정했다. 분량도 적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둘째 아이도 읽을만하다 싶었다. 참고로 이 책은 성평등 선진국 중 하나인 스웨덴에서 청소년들의 필독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도 결국 가족 독서 모임용으로는 부적합해 Pass! (둘째한테 너무 어려워) 결국 아내가 친히 고른 <페미니즘 교실>이 최종 선정되었다.
현명한 아내는 내가 책만 읽는 (머리로만 깨닫는) 서푼짜리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도록 특별히 나에게는 두 권의 책을 더 하사했다. 역시 꼼꼼하다. 아내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했고 나 또한 동의한다.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아직 변하지 않는 곳이 있으니 바로 '우리들의 집'이다. 여기서부터 변화가 시작되면 언젠가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도 페미니스트 관련 책도 사라지지 않을까! 그저 평등한 인간만이 존재할 뿐!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면 거부 반응부터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페미니스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이고 우리 아이들도 페미니스트가 되면 좋겠다. 그것이 세상이 나아가야 할 방향, 진보의 길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