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어렵지 않은데…

2월 14일, 오늘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입니다.

by 조이홍

오늘 '무쓸모의 쓸모'는 첫 해외 출장에 얽힌 아내와의 에피소드를 담으려다가 '소리여행'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작가님 작품에 담긴 '기억하기 위해 기록합니다'라는 말이 유난히 가슴에 와닿았다. 마침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조정래 작가님의 <황홀한 글감옥>에도 "작가는 역사를 몰라서는 작품을 쓸 수 없지만, 역사가는 문학을 몰라도 역사 연구를 할 수 있다."라는 말에 공감한 터였다. 학교 다닐 때 역사를 전공했고, 아이들에게도 끊임없이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바, 오늘을 초콜릿이나 나누며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하루로 마무리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밸런타인데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고민 끝에 지난해 '안중근 추모 전국 글짓기 대회'에 참가한 둘째 아이의 작품(詩)을 소개할까 한다. 지지난 해에는 덜컥 수상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아무 상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아이들이 일 년에 단 며칠이라도 안중근 의사를,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를 떠올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 의미 깊다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는 법이니까.


제목 : 평화 어렵지 않은데


가격 싸고 따뜻해서

겨울이면 항상 입는 유니클로


엄마는 한 벌도 사지 않았다.

시원하고 달달하다며

퇴근 후 아빠가 마시던 일본 맥주도


우리 집 냉장고에서 사라졌다.


할머니들은 사과를 원했을 뿐인데

염치없는 일본은 복수를 했다.


No Japan을 외쳤다.

일본 제품은 사지 않는다.

일본 여행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잘못은 일본 정부가 했는데

고생은 일본 국민이 한다.


백 년도 전에,


안중근 의사가 목청껏 외쳤던 동양 평화는

초등학생인 나도 가만히 들으면 이해되는데


일본의 높은 아저씨들은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보다.


평화, 정말 어렵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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