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올봄에는 꽃구경 가고 싶다
봄꽃 개화시기에 맞춰 오미크론이 정점을 찍고 있다.
조선 시대 같으면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역병이 번지니 꽃들을 모두 불태우자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개화(開化)가 개화(開花)를 살렸다.
일일 확진자가 처음으로 60만 명을 기록했고, 최근 일주일 간 일 평균 확진자도 40만 명을 넘어섰다.
천 명대를 넘겼다고 바짝 긴장했었는데 이제 몇 만 명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3월 17일 0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8,250,592명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의 16퍼센트다.
아직 우리 국민 1/4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기분상으로는 나만 빼고 전부 한 번쯤 코로나에 걸린 듯싶다.
솔직히 이쯤 되니 빨리 걸려야 하나 싶기도 하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거창한 명분으로 그간 여행을 자제해 왔다.
역마살 때문에 망신살 당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간사하게도 마음이 좀 변했다.
지난해 같으면 꽃놀이 가고 싶다는 말은 입밖에도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모처럼 상춘객이 되어 봄꽃 구경이라도 실컷 하고 싶은 심정이다.
들은 빼앗겨도 봄이 찾아왔고 만물이 태동한다. 꽃이 그저 전초전일 뿐이다.
추위가 다 물러가지 않은 이른 봄부터 늦은 봄에 이르는 사이에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바람꽃’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식물이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흔히 만나는 봄꽃 삼총사 개나리, 진달래, 벚꽃 이외에도
동백꽃, 산수유꽃, 매화, 살구꽃, 복사꽃, 앵두나무꽃, 목련 등등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다.
꽃구경 가기 딱 좋은.
경인년(영조 46년, 1770) 삼월 삼일, 조선 후기 실학자 유득공은 박지원, 이덕무와 더불어 봄이 온 서울에서 노닐었다. 온갖 꽃구경을 하다가 옷에 녹색 물이 드는가 하면, 소나무 자태에 취해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그만 살구꽃 아래서 잠이 들기도 했다. 옛 선비들이 봄을 향유하는 방식이 지금과 다르지 않다. 오랜 친구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 꽃구경도 하고 밤늦도록 술잔도 기울이고 싶다. 봄은 아무 이유 없이도 설레는 계절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