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그렇다면 Just do it!
Human Genome Project를 완전 해독함으로써 인간은 생명의 신비를 밝히고 불치병을 하나둘 정복해 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생명에 관한 모든 정보 및 프로그램은 DNA가 만드는 단백질에 의해 수행된다는 Central Dogma에 기반해 모든 생명 현상은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대로 이루어진다는 생명과학이 절정을 이룬다. 이제 인간은 신종 전염병이나 돌연사, 갑작스러운 사고를 피하기만 하면 천수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게 전부가 아니다. 영상 의학, 나노 의학, 재생 의학, 유전체 의학은 빅 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신 IT 기술과 결합해 질병의 조기 진단 및 진행을 억제하고 인공조직이 실용화되어 꿈으로만 여겨졌던 수명 연장도 가능해졌다. 의학 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Medical Watch라는 웨어러블 자가 건강 진단기를 개발해 손목시계처럼 착용만 해도 당신이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언제 어떤 질병으로 사망하게 되는지까지 즉각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신이라면 Medical Watch를 착용하겠는가?
만약 착용하지 않겠다면 당신은 이 글을 마저 읽을 필요가 없다.
착용하겠다고 결정했다면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당신은 어떤 병에 걸릴지, 언제 죽게 될지를 소름 끼치도록 정확히 알고 있다. 우선 당신은 해당 질병에 대한 발병 확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채식 위주로 식단을 꾸리고, 금주와 금연을 생활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만병의 근원은 대부분 여기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해당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아직 발병하기도 전인데) 주기적으로 주치의와 상담할 것이다. 생명은 소중하니까 당연하다. 이런 노력을 통해 당신 몸에 변화가 생길까? 물론이다. 후성유전체학이 DNA와 이를 둘러싼 단백질의 변형만으로 광범위한 유전체 조절이 가능함을 밝혔기 때문이다. 환경 변화나 식이요법, 운동 등의 생활습관이 염색체 재편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빠르면 수개월 후, 늦어도 몇 년 이내에 당신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Medical Watch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을 것이다. 축하합니다. Happy Ending이네요.
여기 아픈 존재가 하나 더 있다. 나는 아닌데 나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병명도 언제 죽을지도 알고 있다. 그 이름은 지구이다. 병명은 '기후변화', 죽는 날짜는 2050년이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Earth Watch'를 가지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 1.5℃ 이내로 기후 상승을 막으면 지구와 인류를 포함한 대다수 종이 지금처럼 생존할 수 있다. 지금의 번영을 온전히 누리게 될지는 별개의 이야기다. 그러나 막지 못하면 모두가 위험해진다. 여섯 번째 대멸절이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 SF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현재도 벌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분명 벌어질 일이다.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Earth Watch를 착용하겠는가?
착용하지 않겠다면 이 글을 마저 읽을 필요가 없다.
착용하겠다고 결정했다면 당장 해라. 그것이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하라. 아직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기회가 우리에게 있다. 모든 종의 기운을 조금씩 나눠 받아 원기옥을 만들라. 우리 몸의 질병을 막기 위한 행동처럼 지구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한 해법도 의외로 간단하고 쉽다. 그냥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