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진돗개 하나 발령

8월 14일, 내일 말고, 오늘 우리

by 조이홍

처음 인간이 기후를 걱정하고 이상한 조짐에 주목하기 시작했을 때 학계에서는 이를 '기후 변화'라고 불렀다. 이때만 해도 지구의 기후 변화가 심상치 않다 정도로만 의심했고,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IPCC의 잇따른 보고서에 의해 지구온난화는 명백한 사실이며, 이는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그렇고). 극소수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는 과장되었고, 심지어 거짓말이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지만,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 없는 법이다.


'변화(變化, 사물의 모양이나 성질이 달라짐)'라는 말은 가치중립적 단어로 가끔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므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위기(危機, 어떤 일이 그 진행 과정에서 급작스럽게 악화된 상황, 또는 파국을 맞을 만큼 위험한 고비)'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조금 더 과격한 사람들은 작금의 상황을 직시해 '재앙'이나 '재난'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재앙(災殃,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이나 '재난(災難,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은 단어에서 오는 뉘앙스(무게감이나 파괴력 등등) 때문에 나도 가끔 사용하지만 '뜻하지 않게' 생긴 이유 때문이 아니라 분명한 원인(인간 활동)이 확인되었으므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빌 게이츠가 자신의 책에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고 제목을 붙였으니, 그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옳은 표현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군 생활할 때 자주 듣던 말이 있다. '진돗개 경보'이다. 아마도 주인에게 충성하고 의리 있는 진돗개의 성품에서 비롯된 말인 듯한데, 북한의 무장공비가 우리나라에 침투했을 때나 부대에서 탈영병이 발생했을 때, 그리고 국지적 위협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발령하는 단계별 경보 조치를 말한다. 상황의 경중에 따라 군대는 물론 경찰이나 예비군까지 동원되기도 한다.


'진돗개 셋'은 평상시를 의미한다.

'진돗개 둘'은 북한 무장간첩의 침공이 예상되거나, 탈영병이 발생할 경우 발령된다.

'진돗개 하나'는 최고 경계태세로 군, 경찰, 예비군이 최우선으로 지정된 지역에 출동해 작전을 수행한다.


'기후 변화'가 '진돗개 둘' 상황이라면, '기후 위기'는 '진돗개 하나' 상황이다. 인류가 최고 경계태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을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심각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단 사흘 동안 내린 폭우로 대한민국 수도의 가장 비싼 동네 중 한 곳이 침수당했다. 생활수준이 높고 살기에 쾌적한 환경이라는 신도시들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무고한 시민들이 생명을 잃었다. 얼마나 더 처참해야 할까? '위기'라는 말을 '지옥'이라는 말 정도로 바꿔야 우리가 행동할까? '언어의 인플레이션'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솔직히 '지옥'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기나 할까 싶다. 우리는 매일 '교통 지옥', '물가 지옥', '사교육 지옥', 심지어 '헬 조선'에 살고 있는데…. 문제는 단어가 아니다. 문제는 바뀌기를 저항하는 우리들일 뿐.


큰 아이가 기상청에서 실시하는 '2022년 기상청 기후변화과학 통합 공모전' 육행시(기후변화감시라는 주제어로) 부분에 입상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아이들이 더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는데, 아이의 수상이(비록 입선이지만) 흐뭇하면서도 왠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아이의 동의를 얻어 이곳에 소개해 볼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목 : 내일 말고, 오늘 우리


적과도 같습니다. 도심 뒷골목 가장

미진 곳까지도

화의 물결이 출렁입니다.

학 제품의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며 사용하지 않는 전원은 빼두시는군요. 오,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애용하신다고요?

사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작해서 다행입니다. 덜 뜨거운 지구를 위한 작지만 강한 실천!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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