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첫 문장을 맞추세요!'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 작가 <칼의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을 설명하는 아주 간단한 문장이지만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 상황, 그리고 그 처절한 현실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민초들의 정서가 담겨있는 명문이다. 김훈 작가님이 '꽃이'를 쓸지 '꽃은'을 쓸지를 결정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애썼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칼의 노래>를 세 번 읽는 동안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부분을 읽을 때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비장미가 느껴졌다. 조금 과장하면 이 문장으로 이미 책값으로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까 고민도 깊어졌다. 작가님의 신작 <하얼빈>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미국의 유명 소설가 앤 라모트는 <쓰기의 감각>에서 '거의 모든 명문도 형편없는 초고에서 시작된다. 당신은 일단 무슨 문장이든 써볼 필요가 있다. 내용은 상관없다. 시작이 반이라고, 종이 위에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역설했지만, 내 초고에서 이런 명문이 태어날 가능성보다 어쩌면 제임스웹 망원경이 지구와 똑같은 행성을 발견할 가능성이 클지도 몰랐다. 뭐, 그래도 무슨 문장이든 써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 계속 쓸 수밖에 없지만….
모든 소설의 첫 문장은 '위대하다'라고 믿는다. 고전이라고 부르는 작품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거 '문화사대주의' 아니야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테고, '그거 번역이잖아' 하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접했던 고전들의 첫 문장은 심오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도전, 독서 골든벨 시즌 2'를 진행해 볼까 한다. 아마 오랜 독자라면 한 해 전에, 두 해 전이던가, 이곳에서 선보였던 위대한 첫 문장 맞추기를 기억할 것이다. 1년 중 책 읽기 좋은 날이 아닌 날이 없지만, 일찍 쌀쌀해진 날씨 탓에 외출하기보다 따뜻한 집에서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니 여러분의 지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시기 바란다. 10문제를 가장 먼저, 모두 맞춘 분께 '특급 칭찬'을 해드릴 참이니 서두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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