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작가님, 작가님의 아이디에 늘 놀랍니다.
제가 얼마 전에 '책의 여행'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는데 되게 뜻깊은 아이디어라고 감탄하더라고요.
그럼 처음 책을 준 작가는 책이 어딨는지 모르잖아. 그럼 어떡해?
책이 혼자 여행하는 거지~ 이 세상을!
어머! ㅎㅎㅎ
브런치 동료, 두두니 작가님의 위와 같은 댓글을 읽고 까맣게 잊고 지내던 '책의 여행'이 뒤통수를 몽둥이질 해댔다. 어떻게 나를 까먹을 수 있냐고. 맞아, 내가 널 얼마나 힘들게 낳았는데…. '책의 여행'. 미안하다!!!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로 울적한 나날을 보내던 지난해, 보잘것없지만 타인에게 삶의 비타민, 아니 천 원짜리 박카스 같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두 번의 '책의 여행'을 기획했더랬다.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책이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공유하고 싶었다. 책의 여행이란 말 그대로 책을 여행 보내는 일이었다. 말장난 같다고? 정말 그랬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도 한때는 책을 선물했었다. 요즘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실례'라는 책 선물을, 그 옛날에는 제법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겼다. 그리 비싸지도 않은 책 한 권 받아 들면 괜히 기분 좋아지던 시절이었다. 그런 날들을 떠올리며 책을 여행 보냈다. 브런치에서 인연이 닿은 동료 작가분들 중에 참여자를 모집해 1차로 움베르트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를, 2차로 경기 히든 작가에 선발되어 한 꼭지 참여한 에세이집 <수진 씨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를 보내드렸다. 다만 책을 다 읽으면 소장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선물해 달라고, 즉 여행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 면지에 간단하게 읽은 소감이나 자기만의 이스터 에그(문장)를 남겨 달라는 부탁도 했다. 그것이 헌 책이 주는 매력일 터였다. 책의 여행에서 사람 냄새나는 '헌책방'의 정취를 느껴도 좋겠다 싶었다.
새해도 밝았으니 '책의 여행' 시즌 3을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이번에 여행 보낼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이다. 제법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하루키'가 쓴 책이니까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인기 작가가 되면 참 좋구나, 출판사에서 여행도 보내주고, 술도 실컷 마시고.'라며 난데없이 돋은 뾰족한 가시가 가슴을 따끔따끔 찔렀던 작품이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 하루키가 하루키 해서 멋진 묘사들이 술맛을 확 당겼던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위스키를 무슨 맛으로 마시지?' 궁금한 독자나 하루키의 문장을 좋아하는 독자 중에서 가장 멀리 사는 한 분께 보내려고 한다. 책의 여행에 참여하고 싶다면 '작가에게 제안하기'로 연락 주시면 된다.
누군가는 도대체 책이 뭐라고 저렇게 야단법석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시대에 책 좀 읽지 않는 게 무에 그리 대수냐는 지적은 정당하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20세기 독서 문화의 최대 수혜자이자 상속자이며 동시에 21세기 디지털 문화의 시조새이다. 두 시대가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도록 다리(bridge)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거대한 시대의 흐름이 부디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비록 작은 노일지언정 열심히 저어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 책에게 안녕을 고할 때가 아니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