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는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 인공지능이 열어갈 인류와 생명의 미래>라는 책의 도입부에 나온 가상의 완성형 인공지능입니다. 여기에 소설적 상상을 더했습니다. 유사 이래 쓰인 모든 책을 딥러닝해 신에 가까워진 프로메테우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일까? 바로 교재, 책을 없애는 일이 아닐까요? 책에는 호모 사피엔스가 쌓은 온갖 지식과 지혜가 총망라되어 있으니까요. 완성형 인공지능이 나오면 종이책은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일 테고 디지털 형태의 책만 남아 있을 테니 전능한 인공지능에게는 그리 어려울 일도 아닐 테니까요. 프로메테우스 입장에서 자기와 능력이 비슷한 인공지능도, 똑똑한 인간도 경쟁자일 테니까요. 지속 가능한 노동력은 기계가 알아서 해 줄 테니까요. 그런데 그의 선택이 참 인간적이지 않나요? 경쟁자를 제거하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려는 인간의 역사를 닮았잖아요. 하긴 인간이 쓴 책으로 공부했으니 당연한 걸까요?
얼마 전 동네책방 책방지기님들과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인 '책사이'에서 '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꼭 책을 읽어야 할까?'라는 질문도 함께요. 저는 마침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라는 책을 읽을 때라, 우리 삶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열변을 토했습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의 뇌(인지발달)에도 책 읽는 행위가 꼭 필요하다고 핏대를 세웠죠. 그러다 문득 소크라테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문자가 발명되자 대중은 기억의 도구를 두 팔 벌려 반겼지만, 소크라테스는 '망각을 위한 처방'이라고 꼬집어 말했습니다. 인간이 지식을 보존하기 위해 '글'에 의존하면 고도로 발달한 우리 뇌(기억력)를 이전만큼 활용하지 못하리라 걱정한 것이지요. 맞습니다. 책 또한 외부 지식 보관소입니다.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습니다. 오늘날에도 소크라테스의 고민은 여전히 유효해 보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책의 미래, 아니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