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 mom!

센-텐스 열 단어 소설

by 조이홍



"예전에는 영어 잘하려고 혀수술도 시켰어?"

"……."

"다행이다. 원래 발음이 좋아서."

"그…, 그러게…."




기억나세요? 2000년대 초반 영어 조기 교육 광풍으로 어린아이들 혀수술을 시켰던 일 말이에요. 혀가 짧으면 영어 발음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검증되지 않은 소문 때문에 '설소대'라고 불리는 혀밑의 연결부위를 자르는 수술이 잠깐 유행했더랬죠. 사회문제로 번져 뉴스 헤드라인을 몇 번이나 장식했을 거예요. 그때 유치원생이었던 아이들이 이제 20대 중반이 되었을 텐데요, 궁금하네요, 여전히 영어 발음이 좋은지, 영어를 잘하는지, 아니, 영어를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 사는지 말이에요. 기왕 아픈 수술까지 참아낸 거 원어민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며칠 전 둘째 아이가 만화책(허영만의 식객)을 보다가 뜬금없이 옛날에는, 2010년생인 아이에게는 2000년대 초반이면 옛날이죠, 영어 발음 때문에 아이들한테 혀수술을 시켰냐고 물어보더군요. 마침 읽고 있던 에피소드에 혀수술을 받지 않으려고 가출한 아이 이야기가 나왔나 봅니다. 극히 일부 아이들은 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 혀수술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더니 대뜸 "다행이다, 난 원래 발음이 좋잖아."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넌 하드웨어는 좋은데, 소프트웨어가 엉망이잖아."라고요. 그랬더니 아이가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 "넌 발음은 좋은데 영어 단어를 외우질 않으니 좋은 발음을 써먹을 일이 없잖아." 했더니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더군요. 역시 스위트 홈! 이번 열 단어 소설은 둘째 아이에게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설에는 '반전'이 있다는 거, 눈치채셨죠?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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