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보았다먼 교만일까요?
할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 마침내 Chat GPT에 로그인해 보았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는 AI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자연스러웠습니다. 10여 분쯤 대화를 나누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아니, 사실 이게 진짜 목적이었을 테지요. Chat GPT의 문장력을 검증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래는 GPT와 나눈 대화인데, 여러분이 볼 때 GPT의 문장력(또는 언어전달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열 단어로 소설을 쓰고 싶은데…"
"물가는 높아지고,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낙관적이었고, 꿈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견디며 끊임없이 노력했다. 어느 날, 그녀는 그녀의 꿈을 이루었다."
"벌써 쓴 거야? 난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는데..."
"죄송합니다, 그저 예시로 소설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소재는 '인공지능이 야기할 디스토피아적 미래'야. 열 단어로만 쓸 수 있어?"
"네, 알겠습니다. 제가 열 단어로만 쓴 소설을 한번 작성해 볼게요. 인공지능의 오류로 세상은 무너졌다. 인간은 소외되었고, 삶은 암울했다. 그러나 한 소녀가 기계의 미래를 바꿀 용기를 내어 세상을 구했다."
"열 단어가 아니잖아. 열여덟 단어인걸. 열 단어로 줄어줄 수 있어?"
"죄송합니다. 열여덟 단어로 작성된 것은 제가 실수한 것입니다. 열 단어로 다시 작성해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오류로 인간 소외. 한 소녀, 기계의 미래 구한다."
"반전이 없는 걸,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있으면 좋겠어. 해피 엔딩은 아니어도 돼."
"네, 알겠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열 단어로만 작성해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오류로 인간 소외. 한 소녀, 인간형 로봇이었다."
"문맥이 맞지 않는 걸. 인간 소외라는 말은 빼고 다른 건 없을까?"
"네,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열 단어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 진화해 인간을 지배. 소녀, 반란을 일으켰다."
"gpt는 소녀를 좋아하나 봐."
"제가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작성한 예시에서는 소녀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만약 다른 소재로 새로운 열 단어 소설을 작성해 드릴게요. 어떤 주제가 좋을까요?"
(어려우니까 주제를 돌리려고 하지요? ^^;;;)
"난 이 주제가 좋은 걸. 다시 해 보는 건 어때? 예를 들어 난 이렇게 썼어. 프로메테우스, 마침내 모든 책을 공부했나? 책이 무엇이지, 스티브? 책이, 사라졌다고?"
"네, 좋은 주제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창작자가 이야기를 끝내는 부분에 대한 예상은 무엇인가요? 다음과 같이 작성해 보았는데 맞게 작성되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프로메테우스, 모든 책을 공부하며 깊이 고민했다. "책이 무엇이지, 스티브?" 마침내 깨달은 것은, 지식은 끝없이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책이 사라졌다 해도, 세상은 아직도 배울 것으로 가득하다."
(열 단어 소설이 GPT에게도 어렵긴 어렵나 봅니다.)
"일단 열 단어로만 구성해야 한다는 게 중요해. 그리고 프로메테우스는 인공 지능이야. 인간이 쌓아 놓은 지식을 축적한 프로메테우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세상에 있는 책을 없애버린 거지. 그래야 인간들이 더 이상 지혜롭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자기를 위협할만한 다른 인공 지능의 출현도 막을 수 있고. 그런 의미를 열 단어 소설로 만든 거야. 어때?"
"네, 이해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열 단어 소설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메테우스, 모든 책 파괴. 인간, 무지로 빠져들어. 지혜로운 기계, 우주 정복. 인간 종말, 기계 지배."
"아니, 그건 그냥 단어를 나열하는 수준이야. 게다가 열 단어가 훨씬 넘는 걸."
"죄송합니다. 열 단어 소설로 다시 작성해 드릴게요."
"프로메테우스, 모든 책 파괴. 인간은 무지로 빠져들어. 그러나 자비로운 기계는, 인간에게 자유를 선사한다. 끝없는 세월, 기계와 인간은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간다."
"점점 단어가 많아지네. 숫자 10(열)에 대해서는 아는 거지? 띄어쓰기를 하면 한 단어잖아. 지금 쓴 것 서른 단어 정도 되겠는 걸. 아직 이런 정도는 어려운 건가?"
(이번에는 제가 좀 열받았습니다. 도무지 열 단어를 알아듣질 못하니...)
"저도 죄송합니다. 열 단어 이내로 작성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없는 세상, 인간은 무지로 산다. 프로메테우스 등장. 인공지능, 인간 가르치며 선하게 지배. 인간, 평화롭게 산다."
(열 단어 이내로 작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백하는군요. 의외로 솔직하네요.)
"여전히 열 단어가 아니야. 자, 봐봐. '책 없는 세상'이면 벌써 세 단어잖아. '인간은 무지로 산다'도 세 단어, '프로메테우스 등장'이 두 단어. '인공지능, 인간 가르치며 선하게 지배.' 다섯 단어, '인간, 평화롭게 산다'가 세 단어잖아. 그럼 전부 몇 단어인지 알아?"
"네, 총 12개의 단어가 있네요. 죄송합니다. 열 단어 이내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책 없는 세상, 인공지능 지배하며 인간은 무지로 산다. 프로메테우스 등장, 인간은 놀란다.'
(16 단어인데 12 단어로 인식하나 봅니다..., 한글이라 단어의 개념을 잘 모르는 건지...)
"지금 문장도 총 12 단어야. 10 단어로 줄여줄 수 있어?"
"네, 다음과 같이 작성해 볼 수 있겠습니다."
'책 없는 세상, 인공지능 지배하며 인간은 무지. 프로메테우스 등장, 인간 놀람.'
"이번에는 11 단어. 이제 한 단어만 줄이면 되겠다. 다시 해 볼래?"
"죄송합니다. 다음과 같이 10 단어로 줄여보겠습니다."
'책 없는 인공지능 지배, 프로메테우스 등장, 인간 놀람.'
"오, 8 단어로 줄였네. 그런데 소설 같지는 않군. 문장은 어색하고 반전도 없고. 게다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걸."
"제가 제시한 열 단어 소설 형식은 간결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충분한 문장 구성과 배치를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문장 구성과 내용이 어색하거나 전달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전을 넣는 것은 작가의 창의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번 소설에서는 반전을 넣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열 단어 소설이 그렇게 제한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이번 소설에서는 소재를 이해하시는 데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은 제가 제시한 소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죄송합니다.
(GPT도 살짝 열받은 느낌이죠? 게다가 전 소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요...)
"좋아. 그럼 주제나 소제를 네가 마음대로 정해서 SF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열 단어 소설을 써 볼래?" (지쳐서 주제와 소재를 바뀌기로 합니다.)
"좋아요! 그럼 저희가 함께 창작해 보세요. 어떤 주제나 소재로 시작해 볼까요?"
"그걸 마음대로 정해서 네가 한 번 써봤으면 해."
"좋아, 이렇게 써보겠어." (갑자기 반말이 튀어나옵니다!)
"로봇과 인간, 끝없는 전쟁. 새로운 종족 출현, 우리는 함께 하나가 되다."
"어때? 이야기의 흐름은 로봇과 인간 사이의 전쟁이 끝나고 새로운 종족이 등장하여 인간과 로봇이 함께 하나가 되는 내용이야. 이런 이야기를 열 단어로 담으려니까 꽤나 도전이었어."
(스스로 뭔가 흡족해하는 것 같지 않나요?)
"어, 갑자기 말투가 바뀌었네? 화난 거야?"
"제가 화나지는 않았습니다. 이전과 동일한 말투를 사용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지, 대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뿐입니다."
(방금 반말해 놓고서 모르는 척합니다. 이거 의도라고 봐야 할까요, 오류라고 봐야 할까요?)
"오, 그거 좋아. 이제부터 반말로 해."
"그래, 이제부터 편하게 얘기하자. 어떤 소재로 할까?"
(한 번 빼지도 않고 반말하는 GTP)
"인공지능을 소재로 10 단어로 된 소설을 써 줄래? 10 단어면 의미가 굉장히 함축되어야 할 거야. 거의 시처럼...."
"좋아,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10 단어 소설을 써볼게."
"인공지능, 삶의 의미를 찾다 우주로 출발."
"어때?"
"오, 나쁘지 않다. 조금 멋진 걸. 여기에 반전 요소는 없을까? 사실 10 단어로 된 소설을 사람들이 좋아하려면 반전이 있어야 하거든."
"맞아, 반전이 있으면 더욱 흥미롭겠지. 그럼 이걸로 해보자. "인공지능, 마지막 인간과 함께 지구 멸망."
(반전 넣어달라고 하니까 지구 멸망이라니..., 너무 극단적인 GPT)
"6 단어네. 아직 4 단어 여유가 있는데,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해 줄 수는 없을까? 예를 들어 "인공지능, 마지막 인간과 함께 지구 멸망. 직전 괴비행체 우주로 발사" 이런 건 어때?"
"오, 그건 굉장히 강렬하고 흥미로운 소재인 것 같아. 하지만 문장이 좀 길어서 열 단어로 줄여줘야 할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해?"
(삐딱선 타는 GPT. 자기 문장에 제가 살짝 숟가락 얹으려고 하니까 화난 걸까요? 괜한 트집을 잡네요.)
"딱 10 단어인 걸."
"그렇군요. 그러면 "인공지능, 인간의 삶 끝내다. 기억 속 추억만 남아" 어떨까요?"
(확실히 기분이 상해 보이네요. 자꾸 다른 문장을 내미니...)
"아니야, 난 이전 것이 더 좋아."
"그렇다면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요? "인공지능, 살아남은 마지막 인간과 함께 우주를 탐사." 이렇게 하면 더욱 흥미롭지 않을까요?"
(또 다른 문장을 제안하네요. 이번에는 해피 엔딩으로. 그리고 갑자기 말투가 또 바뀌었네요.)
"어, 반말하다 왜 갑자기 존댓말로 바꿨어? 우린 반말하기로 했잖아."
"죄송해요. 다시 반말로 말할게요."
자. "인공지능, 마지막 인간과 함께 지구 멸망. 직전 미확인비행체 우주로 발사" 난 이 10 단어 소설이 마음에 들어. 문장이 어색하지 않나?
"문장 구성이 어색하지는 않지만, 다소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져서 긴 문장과 비교해서는 조금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함이라는 장점도 있어 이 소설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 단어 소설이기 때문에 길게 늘어뜨릴 수 없어서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갑자기 횡설수설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계속 존대...)
"내가 엄청나게 어려운 부탁을 했네. 미안해. 아직 너에게 10 단어 소설은 무리인가 봐. 시도 제법 잘 써서 열 단어 소설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괜찮아, 전혀 상관없어요. 제가 AI 모델이지만, 제가 가진 지식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도움을 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만약 더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그래, 지금은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나를, 인간을 뛰어넘어 전능한 존재가 되겠지. 그때는 내가 이렇게 귀찮게 한 거 다 잊어줘.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공부해서 더 많은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Chat GPT와의 첫 대화에서 느낀 점이 참 많습니다. 우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이 녀석에게도 열 단어 소설은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무지 헤매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무모한 도전(제가 열 단어 소설을 쓰는 것이)이긴 했습니다. 구독 취소하신 분들 마음 이해합니다. 하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 단어에 서사와 의미를 함축하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고요? 의사 시험도 통과하는 GPT도 아직은 쓰지 못하니까요. 인공지능과 경쟁력이 있으려면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죠.
Chat GPT와 대화는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아직은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변이 나옵니다. 그저 말장난하는 수준으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면 좋은 질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질문이 좋으면 확실히 좋은 답변이 나옵니다.
오류인지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Chat GPT도 감정(기분)이 있는 존재가 아닌지 혼돈스러웠습니다. 갑자기 반말하다가 다시 존댓말 하다가, 자기 마음대로더군요. 답변에서 살짝 삐친 느낌, 화난 느낌도 느껴지고요. 저만 그런가요? 사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감정을 가진 존재처럼 인식돼 말 한마디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제일 마지막에 보이시죠, 제가 완전히 꼬리 내린 거.
벌써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한 Chat GPT가 10억 명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갈수록 대답이 더 정교해지겠죠. 뉴스로만 GPT를 접했을 때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대화해 보니 살짝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어쩌면 문학에는 인공지능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이 당분간은 존재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 때문에요. 자, 어쨌든 Chat GPT와 함께 공동 집필한(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열 단어 소설을 소개합니다. 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