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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Nov 25. 2023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그래, 가끔 엘리베이터 버튼이라도 보자...

몸보다 마음이 바쁜 출근길 아침.

옷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한차례 빠져나간 썰물처럼 출근 골든 타임이 지난 엘리베이터.

한가로이 지하 1층(B1)에서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 집이 4층이라 가장 먼 15층에 있으면 살짝 곤란할 뻔했습니다. 

실은 몇 초 차이도 나지 않지만, 15층에 있으면 왜 그리 싫던지요.  

지하에 주차 중인 엘리베이터를 부르려 버튼에 손이 갑니다. 

자연스레 ↑(상행)을 누릅니다. 

순간 뇌가 정지된 듯합니다. 

↑ 버튼이 맞나?

잠깐, 아니잖아!

얼른 ↓(하행) 버튼을 다시 누릅니다. 

위아래로 들어온 노란 불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나 혼자 바쁜 출근길에 쉼표 하나 찍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쉼표가 필요한 게 우리네 삶입니다. 

쉼표로 막을 걸 마침표로 막지는 말아야지요. 

그래서 옛 성현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라고.

잘못 누른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한 수 배웠습니다. 

오늘은 가을 끝자락, 청명한 가을 하늘도 잠깐 바라보아야겠습니다. 




출사표까지 던진 한뼘소설 시즌 2를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에 더해 창작의 샘이 말라 버린 듯합니다. 

TV를 줄여야겠습니다. 

유튜브를 줄여야겠습니다. 

야근도 줄여야겠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책도 다시 손에 쥐어야겠습니다. 

바짝 마른 창작의 샘에 새로운 수원을 만들어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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