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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Jun 23. 2024

나이 들었구나 느껴질 때

배우 <김고은> 편

배우 김고은을 좋아합니다. 그의 작품은 빠짐없이 챙겨보았습니다. 최고는 단연 <도깨비> 일 테지요. 얼마나 보았는지 대사를 외울 정도입니다. 연기는 말을 더 보탤 필요도 없고 여기에 더해 교복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습니다. 사춘기 소년이 그리는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할까요. 속물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교복 입은 지은탁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 미소를….

<이미지 출처 : tvn 도깨비 홈페이지>

꿈이란 참 고약합니다. 원하는 꿈은 좀처럼 꿀 수 없습니다. 내 꿈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인간은 참 불행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1년에 서너 번 간절한 바람이 꿈으로 소환되는 때가 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서 단비를 만났다고나 할까요. 나만의 스타를 꿈에서 만나는 시간이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가끔 꿈에서 김고은을 만났더랬습니다. 


야한(?) 장면이나 야릇한 장면 하나 없습니다. 물론 <도깨비> 중의 한 장면일 때도 없습니다. 제 무의식도 양심은 있는지 저 자신이 도깨비(공유)로 소환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고.맙.다. 무의식아! 아무튼 꿈에선 곤경에 처한 그를 도와주는 게 제 역할이었습니다. 어딘가에 갇혀 있을 때 탈출을 돕거나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도와주는 것이었죠.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하던지요. 


행복했던 꿈이 이상(?)해 진 건 올해 들어서부터였습니다. 소설 <은교>에서 서지우였던 시점이 이적요로 바뀌었다고나 할까요. 소설 속 한 장면은 아닙니다만, 저 자신이 노쇠해졌단 사실을 분명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액티브했던 장면들도 죄다 잔잔해져 버렸습니다. <도깨비>로 따지자면 유신우 회장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요. 여전히 행복했지만, 저에게서 중요한 무언가가 휙 빠져나간 기분이었습니다. 


무의식에 몇 번의 배신을 당한 후 아직까지 꿈속에서 그를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 <은교>의 대사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젊음이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늙음도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무의식아, 내 소중한 꿈을 돌려다오. 내 젊은 신부를 돌려다오. 



사실 '교복 입은 지은탁'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사람과 살고 있습니다. 저 김고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김고은보다 미소가 훨씬 아름다운 아내를 사랑한답니다. 내 말 맞지, 무의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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