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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知天命)에 읽은 그림책

'도서관'에 관한 그림책들

by 조이홍

'이 소설의 한 문장(이소장)' 한 편 달랑 써놓고 새 글 업로드가 또 늦어졌습니다. 그새 두 분의 독자를 잃었습니다. 엄혹한 시대라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맞습니다. 핑계입니다. 7년 동안 아무 일 없이 잘 써오던 노트북에 커피 한 바가지를 쏟아 고장 내놓고, '아, 어쩔 수 없이 당분간 글 쓰기는 쉬겠구나!' 또 핑곗거리를 찾았습니다. 이틀 만에 새 노트북이 생겼습니다. 나는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쓰니까 작가 아니겠습니까. 그럼 써야지요.


2025년 글쓰기 프로젝트로 '이소장'에 이어 그림책에 관해 써야지 마음먹었습니다. 브런치 오랜 동료 작가님들이나 독자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한동안 그림책을 소재로 '세 번 읽는 그림책'이라는 글을 발행했더랬습니다. 집에 워낙 그림책이 많기도 했지만,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도서관에서 제법 많은 그림책을 빌려본 덕분이었습니다. 두툼한 단행본 읽기가 버거운 바쁜 직장인에게 그림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그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써야지요, 그림책에 관해서.


3년째 아내는 동네 도서관 그림책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세 권씩 추천하는데, 좋은 그림책을 추천하기 위해 보통 3~40여 권의 그림책을 읽습니다. 덕분에 저 역시 꾸준히 그림책을 접하고 있는데 마음을 울리는 그림책들이 얼마나 많던지요. 이런 그림책을 소개하지 않는 건 게으름을 넘어 시대가 제게 부여한 소명(?)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참 거창하지요. 네, 맞습니다. 써야 할 명분을 분명히 해두어야, 이곳에 약속을 해두어야 어떻게든 써나갈 테니까 조금 거창해도 참아 주십시오. '知天命에 읽은 그림책'이란 제목도 뭔가 대단한 건 같지만, 그저 제가 읽은, 제 기준에서 좋은 그림책을 공유하는 場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주제로 자연스럽게 '도서관'이 떠올랐습니다. 요즘도 가끔 책 빌리러 도서관을 찾곤 합니다. 방학 때라 아이들과 엄마들이 참 많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동네 도서관의 VIP 고객은 아이들입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책 읽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요. 국민 절반이 1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시대지만, 그나마도 이 기록을 유지하는 건 8할이 아이들 덕분일 테지요(사실 통계에 미취학 아동은 잡히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성장기 아이들의 놀이터로 도서관만큼 좋은 장소가 있을까요. 게다가 입장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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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책을 나누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 책이 사람을 성장시키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곳, 이야기를 찾으러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네 퀴즈입니다. 정답은 <나는 도서관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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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도서관의 책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책들이 사라지자 도서관 앞에 꽃을 놓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무심한 사람도 있습니다. 과연 책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하늘 도서관>에서 인류의 지식과 지혜를 담은 그릇의 행방을 추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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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까워서, 혹은 너무 흔해서 그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들이 있습니다. 물, 공기, 오후의 햇살, 가족, 그리고 책…. 집이 가난해서 마음껏 책을 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 어린이 도서관을 지어준 고마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도서관 할아버지>를 통해 당연한 것들의 진정한 가치를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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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 산골에 사는 칼은 생활력이 강한 아이입니다. 아빠를 도와 쟁기질을 하고 소도 몰고 울타리도 손봅니다. 책나부랭이나 읽는 누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거르지 않고 깊은 산골까지 책을 가져오는 아주머니를 보고 칼은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책이 무엇이길래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까지 가져오는 걸까? 칼의 질문에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대답하시겠어요? <꿈을 나르는 책아주머니>에서 확인해 보세요.


어떤가요? 도서관이 좀 궁금해지셨나요? 그렇다면 일요일 오후, 아이들 손잡고 가까운 동네 도서관 나들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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