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AI로 업무 만족도를 높여볼까?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을 하면서, 내 업무와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동료가 있다. 제스 (Jess R.)라는 50대 초반의 친구였는데 그는 고맙게도 그의 지식과 경험을 아끼지 않고 공유해 주었다. 제스는 개발 경력도, 도메인 지식도 없어 헤매던 나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는 업계 경력, 전략적인 마인드, 시스템적 사고력이 돋보였는데, 그가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지난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박차고 나왔을 것 같다.
제품의 문제점, 방향, 개발방식, 팀 내 역할분담, 리더십, 등 어떤 문제던 물어보면 컴퓨터처럼 척척 답이 나왔다. 또한 문서 정리도, 일러스트레이션도 훌륭해서, 1:1을 하고 나면 그의 문서를 찾아 혼자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는 친절하게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시각화 분야에 대해 개인교습을 시켜주었다. 눈물 나도록 고마운 친구!
문제는 그가 설명을 너무 장황하게 한다는 것이다. 초점만 잡아서 결말 중심으로 설명을 해주면 좋으련만 그의 서사적인 디테일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다. 또, 가끔은 내 질문을 간과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할 때도 있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거기가 아닌데, 제스가 좋아하는 주제로 돌아가는구나 아차 하는 순간들. 차라리 그의 뇌를 가져다가, 내가 들여다 보고 정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의 뇌는 슈퍼 컴퓨터 같았다. 이런 똑똑한 동료를 옆에 두는 것은 여간 행운이 아니다.
오늘 아침에 아이를 여름캠프에 보내고 이멜을 여니 영락없이 AI관련된 뉴스와 교육 정보들이 후드득 쌓여있다. Tal Raviv라는 AI 전문가의 이멜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제목은 AI로 똑똑한 동료 만들기 (Build your personal AI copilot)! 제스가 떠올랐다. 제스에게 급하게 상의할 일이 있는데, 그가 바쁘거나 휴가를 가면 난감해지기도 했다. 그때, 제스 같은 AI동료가 있었다면, 24시간 7일, 언제나 상냥하게 대해주고 나날이 똑똑해지는 동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Tal은 PM으로서 감당할 수 없이 떠밀려오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AI copilot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AI 동료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친절하게 공유하고, 그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반적인 AI모델 위에 내 업무에 필요한 맥락 (Context)을 첨부해, 내가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하고, 쓸데없는 일이나 생각을 하지 않도록 업무의 테두리를 정해줘야, 결과물이 잘 나온다고 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할 동료가 채용되면 그녀가 알아야 할 것들을 먼저 숙지시키는 게 중요하다. AI 동료에게도 같은 교육을 시키면 된다. 이런 AI 교육은 ChatGPT, Calude, MS Copilot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I툴을 사용하면 된다. AI 동료가 알아야 할 내용과 업무 방침에 대한 문서를 업로드하거나, 마이크 버튼을 눌러 필요한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설명해 줘도 된다. AI에 탑재돼 있는 Speech to Text라는 기술이 말을 받아 적어주기 때문이다. 맥락이 설정된 후, 프로젝트 폴더를 열어 AI 동료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해 나간다. 이 과정을 Tal은 다음과 같이 도형화하였다.
또한, Tal은 크게 세 가지 업무분야에서 AI 동료와 협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제품 개발에 AI 동료를 활용하는 것. 회사의 전략과 방향성, 제품의 문제점, 시장의 동향, 유저리서치 및 분석자료 등을 가르쳐주고, 유저와 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피쳐가 무엇인지 물어보거나, 그 피쳐에 대한 자세한 요구사항을 문서화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제품의 가치에 대해 미리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내 업무에서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찾아 자동화하는 것. 비슷한 내용의 이멜이나 고객 메시지를 여러 번 작성한다던가, 고객들에게 불만사항들을 리스트업 하거나, 미팅 어젠다를 준비하고 요점 정리해서 슬랙에 올린다던가, 등등. 인간은 반복적인 일에 지루해 하지만, AI에게 가장 쉬운 일은 일의 시작과 끝이 명확한 단순한 업무들. 내 업무를 자동화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 같다.
셋째, 내 감정적인 조력자로 사용할 것.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장황히 늘어놓는 동료, 전략과 방향을 자꾸 바꾸는 리더,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는 매니저 등 짜증 나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게다가 내 일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때는 열등감에 치여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때, AI 동료에게 부담 없이 수다를 떨며, 마음을 달래고, 행동책을 찾는다. 군소리 없이 내 말 잘 들어주는 심리치료사를 24시간 곁에 두는 것이다.
이 뉴스레터에서 가장 인상적인 말은 "I’m the human API between my copilot and everything else"였다. Tal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AI 똘똘이와 별개로 존재하는 시스템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고, 그로 인해 업무의 생산성은 한층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그 가교의 역할조차 AI가 대신해 주는 미래가 올 수 있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AI로 똘똘한 동료 만들어 보기! 다음에 일을 하게 되면, 그 동료를 제스라고 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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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AI에게 이 글을 영어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어떤 글이 나올지 궁금해졌다. Perplexity에게 물으니, 이런 글을 순식간에 뽑아낸다. 정말 신기한 세상이지 않은가?
Building My Own AI Teammate
During my time as a product manager, I was fortunate to work alongside Jess R., a seasoned colleague who became my greatest source of learning and support. Jess’s deep industry experience, strategic mindset, and systems thinking helped me navigate countless challenges. Whether it was product direction, development approaches, team roles, or leadership questions, Jeff always had reliable answers, and he shared his knowledge generously. He mentored me, especially in visual communication, and his documentation became an invaluable resource.
Recently, after sending my child off to summer camp, I checked my email and found a newsletter from AI expert Tal Raviv titled Build Your Personal AI Copilot. As I read, I realized how the idea of an AI copilot echoes my experience with Jess—a presence that reliably provides wisdom, guidance, and support whenever I need it.
Key Insights on Using AI as a Teammate
Tal shared how he built his own AI copilot to manage the overwhelming tasks of product management, emphasizing:
Context is critical: Just like onboarding a human colleague, it’s important to give your AI context through documentation, guidelines, or even spoken instruction.
Continuous feedback: By asking questions, refining responses, and correcting course, you shape your AI assistant to fit your specific workflow.
Three Ways to Collaborate with an AI Teammate
Product Development: Teach your AI about your company’s strategy, product challenges, user insights, and let it support prioritization, feature documentation, or prototyping.
Automate the Tedious: Use AI to handle repetitive emails, summarize meeting notes, collect customer feedback, and more—freeing you up for higher-value work.
Emotional Support Companion: When workplace frustrations or doubt creep in, an AI can provide a space to talk, reflect, and regain focus—like a 24/7 listener and sounding board.
A line from the newsletter that resonated with me: "I’m the human API between my copilot and everything else." Our job is to bridge smart AI assistants with the wider system, which boosts productivity and creativity.
In the future, even this bridging role may be automated. But for now, I’m excited to build my own smart collaborator—maybe I’ll even call my next AI teammate “J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