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선집

기억, 나태

by 성규





과거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거기에 돈까지 있으면 조금은 더 빠르게 얻을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력없이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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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클래식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버린 LP를 구해 듣는 음악이 그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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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추억하는 필름 카메라가 그러했다.




그 언젠가 옛스러운 시절엔 부의 상징이기도 했고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으며, 호기심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던 그것들이 이제는 디지털에 밀려 클래식이라는 이름의 옷을 입었다. 그 옷은 디지털에 비해 그 어느 것하나 편한 것이 없었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겐 로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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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한때는 과학자였고,

한때는 선생님이었고,

한때는 디자이너였다.

지금 나는 내 꿈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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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차갑게 식었지만, 언젠간 힘차고 뜨겁게 으르렁 거리며 거대한 힘을 내뿜던 엔진처럼 내 꿈은 한때는 타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서서히 식어가는 중이다. 차갑게 식은 엔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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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 위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거리는 인생을 살 줄 알았다.

그 반짝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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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채 세상의 일렁거림에 흔들리고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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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인 것이 가장 무난하고 가장 무난한 것이 모나지 않아 길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잘나서도, 누구보다 뛰어나서도 아니다.

그냥 그저 그렇게 하기 싫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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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커피처럼

누군가에겐 위스키처럼

그렇게 색깔이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렇게 누군가에겐 필요한 존재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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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천편일률적인 책상과 서류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 속에

차갑게 식어간 내 심장을 다시 뜨겁게 달구기 위해서 움직여본다.

나태해진 내 몸을 움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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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이 한장 한장의 셔터질이

나의 나태해지고 차갑게 식은 심장에

뜨거운 열정을 만들어주는 부싯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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