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알바끝나고 집에 가기 싫어서 망원동에 놀러 왔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망원동이 무슨 옆 동네 마냥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수원 사람이에요. 즉, 저는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어떤 생선 마냥 또 1호선 상행 지하철을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온 것이지요. 어떤 생선의 이름을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제가 그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에요. 저희 집에서는 이렇게 본인이 정말 끔찍하게 싫어하는 어떤 것에 대해 자체 써방명을 붙여 언급함으로써 굳이 연상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라따뚜이에 나오는 어떤 한 글자 동물도 부르지 못해요. 아무튼 최근에는 제가 뭐 아이브 원영 공주님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진짜 바쁘게 지내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자 휴식을 취하기 위해 햇살 좋고 한적한 망원으로 왔습니다. 다른 햇살 좋고 한적한 동네 말씀하시지 않아도 돼요. 그냥 망원동에 오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그 묘한 망원 분위기가 땡겼어요. 패션 피플 츄리닝 피플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외국인이 전통시장에 섞여 까만 봉다리에 과일을 사가면서도 이름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카페에서 데이트를 하는 그런 분위기요. 서울에 자주 가긴 하는데 요즘엔 공연 보러 가는 게 대부분이라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 마련해 보았습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니까 이 정도 투자는 해야지요 종종 이렇게 한량이나 백수같이 속 편해 보이는 일들을 해야 영감도 떠오르고 하죠~~ 그리고 공연 보는 건 너의 취미이니까 자신을 위한 일이냐는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잉.. 그거랑 그거는 다릅니다 진짜.. 공연 보는 건 에너지를 얻는 활동이자 동시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활동이라서 수치로만 봤을 땐 에너지 총량의 변화는 없지만 한번 내려갔다 올라옴으로써 거기서 오는 또 다른 소모가 있어요 암튼;;
제가 카페를 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바로 채광!!입니다. 무조건 채광!! 창문 넓고 햇빛 잘 드는 카페 좋아해요. 어두컴컴하고 시커먼 카페 별로 안 좋아합니다. 특히 지하에 있는 카페 진짜 별로.. 그래서 수원역 탐앤탐스도 별로 안 좋아해요. 그리고 수원역 탐탐을 갈 때마다 항상 개빡세게 뭔 일을 했어야 해서 지하 던전 마냥 갇혀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갇혀서 무한 회의 무한 과제 무한 발제만 했던 기억이 가득하네요.. 아무튼 오늘도 채광 좋은 카페 창가 자리에 무사히 안착했고요, 역시 이런 자리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햇빛만 쐬거나 밖에만 바라봐도 마음이 편안해 지네요ㅎㅎ 근데 공부한다고(할 줄 알고) 특별히 디저트도 시켰고만 그냥 한 시간째 글만 쓰고 있네요..
카페에서 까눌레를 시키면 보통 포크와 나이프를 같이 주거든요? 근데 그것은 하등 쓸모가 없습니다. 자고로 까눌레란 손으로 들고 뜯어 먹는 맛이라고 생각해요(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진짜 까눌레는 겉이 딱딱해서 칼질하기 매우 힘들거든요.. 엄청 딱딱한데 속은 또 말랑말랑하고 바닐라랑 럼 향이 확 올라오면서 혀는 또 달달하구.. 정말 마힛는 디저트죠.. 저도 엄청 좋아해요. 근데 가격이 죅금 있는 편에다가 은근 맛있게 하는 집이 없어서 최근에 먹은 까눌레라 하면 스타벅스 쁘띠 까눌레를 자주 먹었습니다. 그게 호불호가 좀 갈리긴 하지만 저는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근데 오늘 카페에서 진짜 까눌레를 다시 먹고 아~ 그건 진짜 '까눌레'가 아니라 '까눌레'라는 이름을 가진 새로운 디저트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쁘·까가 싫은 건 아니에요. 여전히 좋아하죠.. 스타벅스에 간다면 종종 시켜 먹을 것입니다. 저는 뜨거운 라떼에 쁘·까 조합 좋아합니다. 근데 스타벅스 쁘띠 까눌레가 진짜 까눌레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까눌레 특유의 뺘쟉 쫀득한 식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스벅쁘까는 그냥 질겅질겅해요. 그 대신 까눌레의 치명적인 단점, 먹다가 입천장이 까질 일은 없다는 큰 장점이 있죠. 근데 입천장이 까질 수도 있다는 건, 그만큼 까눌레가 빠쟉빠쟉 잘 구워졌다는 뜻이잖아요? 그것이야말로 구움과자의 본질을 다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까눌레를 좋아합니다. 본질에 최선을 다하잖아요. 함께 제공되는 쇠로 된 포크조차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 만큼 딱딱해요. 그런 의미에서 스벅쁘까는 본질적 관점에서 봤을 때 '제과'보다는 '제빵'류에 가까운 식감을 내지 않나 싶어요. 근데 저는 빠쟉빠쟉한 까눌레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저의 원초적 입맛은 부드러운 식감을 훨씬 더 선호하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쁘띠 까눌레가 저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까눌레를 좋아하는 거 보면 저는 그냥 바닐라 맛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왜냐면 제가 월드콘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 월드콘은 현존하는 한국 콘 아이스크림 중에 가장 최적의 맛의 균형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진짜 월드콘만큼 완벽한 콘 아이스크림 찾기 힘듭니다. 위에 뿌려진 초코부터 싸구려 초콜릿이 아니라 녹는 것만 봐도 진짜 괜찮은 초콜릿같구요.. 초콜릿이 흩뿌려진 형태나 양도 아주 적절합니다. 너무 적어서 감질나는 것도 아니고 너무 많아서 베이스를 헤치지도 않아요. 딱 적당히 초코 맛과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들어가 있고, 그 위에 땅콩 분태! 이게 진짜 은근 킥 포인트인데, 그 견과류 특유의 눅눅함이나 쩐내 없이 아주 꼬소합니다. 땅콩의 고소함과 식감이 바닐라 베이스와 아주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요. 그리고 콘의 핵심인 와플이!! 콘 아이스크림 중에서 월드콘이 제일 맛있습니다.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고, 밀도나 당도도 딱 적당하면서 월드콘은 절대 눅눅하지 않아요. 제가 지금까지 수많은 월드콘을 먹었지만 눅눅한 월드콘을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월드콘 모양 자체도 슈퍼콘처럼 막 대가리가 너무 크고 밑에는 가냘퍼 불편한 것도 아니고, 손에 착 감기게 슬림하면서도 너무 뾰족하지 않은 모양이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님들 월드콘 초코 드셔보셨어요? 이것도 꽤 괜찮아요 생각보다 초코 맛이 은근 진해서 초코 좋아하는 저는 괜찮게 먹었어요. 하지만 오리지널 월드콘의 맛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그러면 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초코 월드콘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칼로리입니다. 이 맛을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걸까요? 어떻게 콘 아이스크림 하나가 300칼로리가 넘어.. 밥 한 공기랑 맞먹는데 그래도 맛있으니까 저는 밥 반 공기씩 두 끼니에 걸쳐 덜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먹을게요. 이런 저의 마음이 통했는지(아닌 거 알아요;;) 최근에는 저당 월드콘도 나왔더라구요. 학교 앞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는 일반 월드콘보다 200원 비싸게 팔던데 그래도 칼로리랑 당 함량이 적길래 한번 투자해 봤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아요 진짜 별 차이 없고 여전히 맛있는데 근데 괜히 저당이라 하니까 그 제로/저당 음식 특유의 그 공허한 느낌.. 실제로 맛에 있어서 빠진 부분이 있는 것인지 심리적 요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냥 저당 아이스크림 두 번 먹을 바엔 오리지날로 한 번 먹을 것 같습니다.. 아 근데 쿠앤크 월드콘은 개인적으로 별로였어요 원래 쿠앤크에 그렇게 관심도 없고 이미 쿠앤크 하드 아이스크림이 그 분야에서는 압도적이라 저에겐 큰 메리트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