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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선생 Dec 08. 2016

알파고 시대의 미래 교육

SXSWedu(미국 교육 박람회)을 통해 알아본 미래의 교육

올해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덕분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동시에 우리 미래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 교육과정의 효용론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현재의 교육과정이 소용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예전부터 있던 것이었고 알파고로 인해 다시 한번 이슈화 되고 있는 것이죠. 이와 함께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eduTech'라는 미래의 교육 기술인데요. 미국의 경우 2020년을 목표로 전 공교육 시스템에 이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에듀테크 :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93402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교육이 아닌 기술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면 'edu'는 빠진 'Tech'만 남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교육이 빠진 에듀테크는 단지 게임에 불과하며 자칫 아이들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1. 미래의 학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 주제를 좀 더 구체화 하자면 ‘미래에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과연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미래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특히, 예나 지금이나 내용상 다를 게 없는 지금의 국영수 교과목을 배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교육을 지식의 전달이라는 단순한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러한 걱정들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 아닌 지식의 재구성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의 함양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단지, 우리가 걱정해야 할 문제는 지식의 내용이 아닌 주어진 교과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국어, 영어, 수학은 문제 해결의 효과적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문제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듯이 국영수는 이러한 도구들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일 뿐입니다. 물리와 같은 자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수학이 중요한 도구이고, 미국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어는 정말 중요한 도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순히 국어나 영어로 된 글을 읽고 해석하는 수업, 유형별로 끊임없이 수학 문제나 풀어주는 수업은 지양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의 수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에듀테크는 교과 본연의 교육 목표를 추구하는데 한계가 되었던 기존의 제한된 교육 환경을 극복하는 유용한 도구로서 미래의 교육이 현실화 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SXSWedu(http://publy.co/project/view/200 )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학교

   
SXSWedu(미국 에듀테크 박람회)에서 논의 되었던 ‘역량/숙달/적용’ 문제 역시 기존 교육의 물리적 한계를 전달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에듀테크 기술로 하여금 개별 학습자들의 특성과 능력에 따라 적합한 지식과 함께 문제를 부여합니다. 이때 지식은 단순히 텍스트로 된 표현이 아니라 가상현실, 증강현실,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 수단을 통해 지식이 학습자에게 현실 지식으로 재구성됩니다. 그리고 공간적인 3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에듀테크를 통해 시간을 포함한 4차원의 현실 문제 제기와 평가가 가능해집니다. 이처럼 에듀테크는 학습자로 하여금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경험을 통한 삶과 연결이라는 교육 본연의 속성과 가까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2. 내 아이는 어떻게 키울 것인가?
     
저 역시 대담자 세분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자녀 양육에 관한 많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지금 한국 아이들에게 가장 결핍되어 있는 교육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주입식 교육? 틀에 박힌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교육 과정? 발산적, 창의적 사고의 부재? 다양한 문제점이 있지만 저는 이러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모르겠습니다.
     
"철이는 이번 주 수요일 저녁에 시간 있니?"
     
"잘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물어봐야 해요."

     
위의 예시는 강남 대치동, 압구정동에서 실제로 흔히 결험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강남의 아이들은 본인의 스케줄을 엄마들이 관리합니다. 학원, 강사, 심지어 학교, 전공까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어머님들과 아이들은 서로 대화를 통해 합의한 결과라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보기에는 현실의 논리에 서로 굴복한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어떻게 알고 이리 속단하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네요.
     
"로또 100억만 당첨이 되어서 평생 놀고 먹었으면 좋겠어요. 암 것도 하기 싫어요."


"공부는 재미있는데 하고 싶은 것은 없어요. 의대 가는 게 제일 낫지 않을까요?"


위에 대화는 대치동에서 1등급을 받는 소위 영재반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학업성적이 아주 우수한데도 불구하고왜 꿈이 없는 것일까요? 꿈이 없다는 이야기는 현실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요. 다시 말해, 본인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선택해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심지어 요즘은 대학생이 되어서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본인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학원, 학교, 심지어 전공과 직업까지 정해줍니다. 미래가 불안정한 사회에서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안정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만 이는 결국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 언젠가는 독립해야하는 아이들의 운명을 생각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꿈이 없다는 이야기는 선택의 기회가 결핍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택이란 가까운 미래부터 먼 미래까지 벌어질 일에 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수반합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사소한 선택일지라도 아이들은 이에 대한 결과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꿈에 대한 생각 역시 선택과 결정이 익숙한 아이들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사소한 선택에도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커다란 책임이 수반되는 꿈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선택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진정 사랑한다면 아이들의 선택을 믿어주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함께 기다려주며 아이가 본인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기회를 갖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단지 아이들이 선택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 아이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옆에서 힘이 되어 주시면 됩니다. 주의해야할 것은 부모님이 책임을 져주시면 안됩니다. 책임은 아이들이 지되 부모님은 아이들이 이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우리 아이는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주제에 대한 짧은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3. 현재 여러 가지 교육의 문제들을 기술이 해결할 수 있을까?
     
교육의 불평등, 교육의 일방적 전달, 제한된 교육 공간, 평가의 문제 등 현재 다양한 교육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중 교육의 불평등 문제는 누구나 공감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에듀테크가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누구나 컴퓨터(스마트폰)만 있으면 지역적, 경제적 한계 상황과 상관없이 질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의 불평등 문제도 중요하지만 저는 현재 교육 환경의 제한적 상황으로 인해 현재의 학교 교육이 본연의 목표를 위한 교육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에듀테크의 존재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환경을 기술적으로 극복하여 본연의 교육 목표를 위한 교육을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에듀테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SXSWedu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에듀테크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학습에 있어서 '경험'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제한된 교육 환경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경험을 전부 제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멀티미디어 기술은 이러한 제한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즉, 에듀테크를 통해 학습에 필요한 경험을 확장하고 더 나아가 이를 본인의 삶에 녹일 수 있는 기회의 확장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에듀테크를 단순히 교육의 형평성이라는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한된 교육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 도구로서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방향에서 에듀테크의 발전을 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결론
   
교육은 마치 우주와 같습니다. 한도 끝도 없고 도대체 어디가 도달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우주의 한계에 도전해왔던 것과 같이 교육도 쉼 없는 도전과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저는 교육이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인간 행복의 밑바탕이라고 굳게 믿어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밑바탕을 잘 그리기 위해 그동안 교육과정, 교사교육, 수업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에듀테크만큼 교육을 현실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듀테크가 지금까지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오늘 참석해주신 클래스팅, 노우리도 이러한 가치있는 물결에 동참해 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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