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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포기한 세대

N포세대에 대한 삐딱한 시선

by 모순선생

'N포세대'란 말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 집 등을 포기한 요즘 20-30대를 의미합니다. 극에 치달은 경쟁 구조는 우리 청년들에게 '언제 도태될지 모르다'는 불안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그들에게 가족을 사랑과 의지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현상이 좀 다르게 보입니다. 개인의 삶을 책임져 주지 않는 사회에게 무언가를 바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간의 욕망을 먹고 자라는 생명체입니다. 이 제도는 인간을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소비하고 싶은 결핍상태로 만들어내지요. 그리고 무한히 생산되는 인간의 소비욕구는 결국 젊은이들로 하여금 '둘'보다는 '혼자'를 택하게 만들게 됩니다. 둘이 될 때 새롭게 증가하는 데이트 비용, 연인 간에 주고 받게 되는 선물, 결혼이라도 하게 될 때 발생하는 주택문제, 애라도 낳게 되면 나열 할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육아비용 등이 이유가 되겠죠. 문제는 이러한 소비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해야 하는 것은 나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천박한 소비욕구 때문에 사랑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아름다운 욕구마저도 포기하게 됩니다. 자본주의의 생태구조 안에서 젊은이들에게는 무한히 생산되는 결핍상태를 감당할 능력도 자신도 없게 됩니다. 순수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오는 욕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릅니다. 오히려 결핍에서 오는 욕구가 그들에게는 더 무서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 자본주의의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좋은 차를 사서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고 좋은 옷을 입어 나를 포장하고 싶습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이를 현재의 시스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모이게 될 때 생길 수 있는 사회 변화에 대한 희망입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위대함입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고 싶을 때 결국 그들의 염원이 투표에 이어질 것이며 사회는 그렇게 또 진화해갈 것입니다.




PS: 혹시나 자본주의의 대안은 공산주의라고 흑백논리에 빠지신 분들이 있을까 걱정이 되어 말씀드립니다. 인간이 사는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공산주의 자본주의의 역사는 아직 100년도 되지 않는 갓난애기와 같은 제도일 뿐, 그보다 더 좋은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제도는 언제든지 개발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면 현실로 이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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