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이란? _ Part1 스펙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스펙'의 의미

by 모순선생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스펙’의 의미



한 학생이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선생님, 이번에 하는 ○○○대회에 나가도 될까요?” 저는 그 학생에게 “내가 보기엔 너와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학생은 “그냥 스펙 하나 더 늘리려고요. 시간 날 때 하나라도 더 늘려야죠.”


인간은 불안해지면 범주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학업활동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스펙 중시 풍조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본래 기계의 성능 수준을 의미하는 스펙이 인간에게 억지스럽게 붙여지는 기괴한 현상도 그렇고 성능에 따라 서열화하여 기계의 가격을 매기듯이 인간의 가치를 스펙에 따라 매기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사실 인간이 성적, 주거지, 출신지역, 학벌 등의 다양한 스펙을 들어 비슷한 사람들끼리 범주화하려는 행동은 생존의 불안감에서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회가 불안해지면 지역주의, 학벌주의 심지어는 민족주의까지 들고 나와 지들끼리 둘러앉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것을 보면 대입과 같은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스펙이 중시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스펙이 많고 화려하다면 과연 그 사람은 뛰어난 인재일까요?


그렇다면 스펙을 통해 불안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불안한 환경과 스펙의 의미에 대한 오해 탓입니다. 보통 인간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여유가 있기 어렵습니다. 여유가 없으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의미와 의도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학생부 종합이라는 평가 자체가 표면적으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한 상황 속의 관계자들은 눈에 띄는 것부터 하려고 합니다. 이 중 스펙의 양과 희소성은 가장 잘 드러나는 평가기준입니다.

사실 스펙의 양과 희소성은 평가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가장 눈의 쉽게 띄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평가자는 이러한 스펙에 대해서 감동보다는 의심을 먼저 하지 않을까요? “과연? 이 아이가 이런 것을?” 혹은 “고등학교 시절에 이렇게 많은 활동을?”하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기계적인 스펙 쌓기가 아닌 제대로 스펙, 즉 학업활동을 했다면 한정된 시간에 이렇게 많은 활동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들은 학생부 독서목록에 정말 어렵고 난해한 도서명을 적어놓기 일쑤입니다. 적어놓은 학생은 “저는 이렇게 어려운 고전도 읽습니다.”라는 의도에서 적어놓았겠지만 평가자의 입장은 “이 아이가 이렇게 어려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나 있었을까?”라는 의심을 먼저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다양한 검증을 위해 면접이나 학생부 활동의 맥락을 살피겠죠.


스펙은 삶의 경험에 대한 소재일 뿐입니다.


스펙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수단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펙은 지원자의 삶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일 뿐 지원자의 능력을 입증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가 있더라도 이야기의 내용이 질적으로 풍부하지 못하다면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없듯이, 아무리 좋은 스펙이라도 이를 풀어낼 질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생각이 없다면 스펙의 가치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에 담긴 진정성 있는 '문제의식'입니다.


참고 : https://brunch.co.kr/@hshello/21

그렇다면 질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생각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바로 스펙을 통해 얻은 문제의식과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고민의 과정입니다.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대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판 대상과 비판 기준으로서 자신이 동등함을 전제하고 주체적, 능동적으로 대상에 대응하는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 우리는 한 개인의 삶의 진정성과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의식에 고민이 더해지면 스펙은 더욱 풍부한 질적 경험이 됩니다. 즉, 고민은 문제의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나은 현실을 바라고 노력하는 인간의 능동적이고 발전적인 태도입니다. 고민은 본인의 현실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고통스러운 사고의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가 나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고민 그리고 문제해결의 과정을 통해 성장이라는 교육의 목표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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