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 더위는 피하게 해서 일 시킵니다....
남편이 집에만 오면 에어컨 타령을 해서, 한동안 엄청나게 싸웠다.
나는 더위를 원래도 잘 타지 않는 성격인데, 아이 낳고 산후풍 비슷한 게 오기도 한 데다, 무시무시한 전기세의 상승으로 에어컨을 본격적으로 틀기도 전에 엄청나게 증가한 관리비고지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육아휴직 중이고, 남편만 출퇴근을 하고 있다. )
아니 도대체 집에 와서 그 잠깐을 못 참고 왜 저리 에어컨 타령은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일주일의 씨름 끝에 남편이 이유를 말해줬다.
'사무실에 28도로 설정되어 있어서, 하나도 안 시원하고 더워, 게다가 점심시간에는 에어컨을 끄고, 야근할 때도 켜주지 않아....'
응 뭐라고?? 점심시간에 끈다고???
28도인 것도 알았고, 야근할 때도 안 켜주는 것도 알았다 (물론 엄청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짧은 점심시간 1시간마저.. 끈다고????
공무원은 사람도 아닌가? 그 짧은 점심시간 1시간마저 일 안 하는 시간이라고 에어컨을 꺼버린다니....
전기세 몇 푼 아끼려고, 이 더위에 일하는 모든 공무원의 업무 효율은 물론 근무 사기까지 저하해 버리는 처사가 아닌가??
솔직히 나는 이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사무실은 수많은 컴퓨터가 돌아가기 때문에 보통 가정집 보다 덥게 느껴진다.
그런 곳에 28도 설정이면 안 켜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다.(물론 정말 안 켜는 것보다는 낫겠지)
게다가 점심시간 한 시간의 전기세를 아끼려고 껐다 켜다니.... 껐다 켜는 비용이 더 나올 것 같다 진심.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업무효율이 과연 제대로 나올 수나 있을까? 높은 불쾌지수로 정말 싸움이나 안 하면 다행이지...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힘든 것은 '사람으로, 근로자로'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공무원 관련 수많은 안 좋은 정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슬픔은 '불이익 그 자체' 보다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 직장을 위해 누가 최선을 다하겠는가??
한 여름에 소도.. 더위는 피해서 일을 시킨다... (요즘엔 정말.. 축사에 에어컨도 틀어주더라...)
소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행사 때 노래 몇곡 부르고 가는 가수들에게 줄 돈으로 직원들 에어컨이나 좀 제대로 틀어주자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