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나만 살아갈 수 있기에
몇 주 전 내가 큰 타격을 주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익명으로 글을 쓰는 이 공간에도 언급하고 싶지 않을 크고 충격적인 사건. 결혼 후 지속적으로 나를 괴롭혔던 일이고, 한동안 잠잠했던 그 일이 올해 초부터 나를 조금씩 괴롭히더니 결국 실체를 드러내어 나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너무 힘들었다. 매일 눈물이 나왔고 밥도 먹을 수 없고 잠도 잘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의 아이는 매일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데, 이런 아이에게 눈물 흘리며 분유를 먹이는 내가 또 싫어서 자꾸만 더 슬퍼졌다. 아이를 돌볼 에너지도 기력도 없고, 그래서 아이에게 소홀한 것 같아 더 슬퍼지는 악순환이었다.
어디 마음껏 하소연할 곳도 없었고, 회사도 하지 않고 종일 혼자서 아이만 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출근해서 일을 하다 보면 잠깐이라도 잊는데, 그 일이 생긴 이 집에서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
이제 그만 울고, 힘을 내서 이것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운다고 누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만 바라보는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다.
2년 전 이 일의 시작을 알았을 때, 그때 이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였고, 나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거의 1-2주 사이에 3-4kg이 빠져서 걸어 다니는 송장 같았다. 역시나 그때도 밥도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억지로 꾸역꾸역 회사만 나가고 (회사라도 가야 잠시 잊고, 내가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 평상시 보다 더 열심히 다녔다.) 집에서는 눈물마를 날이 없었는데, 내가 마음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집안 청소였다.
며칠간 먹지도 자지도 못해 힘든 몸이었지만, 집안을 청소하고 문지방에 새로운 페인트를 모두 칠했다. 꺠끗히 정돈된 집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야 이것들은 이겨내고 해결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나는 집청소부터 할 것이다. 집이 좁고 아이짐이 많다는 핑계로 어지러 두었던 집부터 청소하여, 내 마음과 두뇌를 꺠끗히 정리하고,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볼 것이다.
당장은 최고의 방향을 위해 최선을 다해볼 것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최고의 방향이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 하여도, 괜찮다. 나에게는 차선의 방법도 있고 그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운다고 달라지는 것도 해결되는 것도 없다. 이제 그만 울고 하나씩 시작해 보자.
지금 크고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일들도,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