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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Feb 16. 2020

내게만 어려웠던 합격의 과정 #3

남들은 쉽게도 합격하던데 온갖 과정을 다 겪고 나서야 합격했다.

  2018년도에는 이전해와는 다르게 9급 국가직 일정이 모두 앞당겨지는 바람에, 국가직 면접 결과까지 확인하고 나서 서울시 9급 필기시험을 보았다. 당시 나는 국가직 우정사업본부 서울 전형에서 예비 11번을 받은 상태였고, 경기도 9급 시험의 경우 필기시험을 보러 가던 길에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 터무니없는 점수를 받은 상태였다. (물론 그것은 핑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휴대폰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예비 11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인지, 아님 시험을 너무 오래 준비했더니 감각이 없어져서인지 서울시 9급 시험을 앞두고 나는 이전보다는 담담하게 준비했던 것 같다.

 그리고 대망의 시험날. 앞선 시험들이 모두 극한 난이도의 시험이라고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앞선 시험들이 모두 어려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졌던 것 인지, 어쨌든 나의 느낌으로 그 해 서울시 시험의 경우 매우 쉬운 편이었다. 특히 앞선 시험에서 모두 극한 난이도를 보였던 국어 한국사의 경우 정말 매우 쉽게 출제되었다. ( 나의 경우 당시 국어를 85점 받았는데, 이점 수로 공무원 학원 모의 채점에서 백분위가 60대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 '시험을 보는 내내 시험 쉽게 출제되었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시험을 몇 년씩 치른 장수생이었기 때문에, 쉬운 시험은 나에게만 쉬운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쉬운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또한 이런 쉬운 시험의 경우 한 문제만 실수해도 그 타격이 엄청 크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시험을 끝내고 시험장을 나오는데, 왠지 느낌에 이번엔 최종 합격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운 시험이라 내게 유리한 것이 아닌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그날은 채점을 할 수가 없었다.  장수생이고 나발이고 어쨌든 결과는 무서웠다. 쉬운 시험이라고 다들 그러는데 나만 못 봤을까 봐 더 무서웠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채점하고 싶었다. 시험 보기 전에는 담담했지만 시험을 치르고 나니 올해 마지막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채점이 무서웠다.  다음날 가족들이 모두 밖에 나갔을 때 방에서 혼자 조용히 채점을 했다.

 사이버 국가고시센터에 접속해서 국어부터 과목 순서대로 차례차례 채점했다. 국어. 85 영어 90 한국사 95 행정법 행정학 각각 90. 국어시험에 늘 등장하는 서울시용 문제를 두 개나 틀리는 바람에 국어는 85점 밖에 받지 못했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꽤 잘 본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모두에게 쉬운 시험이었기에 속단할 수 없기에 학원 모의채점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시 채점을 했는데 당시 내 점수는 410점대였고 합격 안정권에 있었다. 집에서 혼자서 '꺄'하고 소리를 질렀다. 믿을 수 없는 점수였다. 내 점수는 항상 합격의 끄트머리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합격 안정권 거기서도 거의 맨 꼭대기에 있었다.  사실 그 해에는 국어시험이 워낙 쉽게 나와서 국어 85점이면 불합격 점수인데, 나의 경우 매우 어렵게 나왔던 행정법과 행정학을 잘 본편이라서 표준점수에서 그 빈틈을 메꿀 수 있었다.   

 국가직 때에는 합격 가능권에서 맨 끝에 있어서 자고 일어나면 등수가 밀려있고, 밥 먹고 돌아오면 등수가 밀려있어 매일매일 휴대폰을 붙잡고 불안한 마음으로 합격 발표일을 기다렸는데,  이번에는 며칠이 지나도  내 등수와 퍼센트에는 정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점수 확인 날 점수 공개되기 전날 한 번 잠깐 긴장하고 (마킹 실수 경험자라 그래도 그날은 혹시나 밀려 쓰지는 않았을지 긴장되었다.) 여름이라 오션월드 다녀오던 버스 안에서 '필기 합격'이라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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