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수 없는 것들

그럭저럭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만족할 수 없는 몇 가지들

by 정다

100점 만점에 80점,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우' 정도를 줄 수 있는 나의 직장, 나의 직업. 그럭저럭 다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만족할 수 없는 이유들은 있다.


첫 번째, 정말 '작고 귀여운 나의 급여'

코로나로 인해 사회 구석구석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이와 관련하여 포털사이트 메인에 이런 내용의 기사가 떴다.


출처 : jobs N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몇몇 기업에서 직원들의 임금 삭감을 하였다는 내용이다. 너무 마음이 아픈 일이다. 직원들의 임금을 깎아야 하는 기업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런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직원'들 모두에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픈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월급이 삭감되어서 100만 원대 후반이라니....(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경력이 적은 직원들의 경우 삭감되면 100만 원 후반 대라는 내용이 있었다.)

9급 1호봉인 나는 (2호봉이 된지는 이제 한 달..) 나의 월급은... 싹싹 긁어모아야 간신히 100만 원대 후반이다. (100만 원대 후반이란.. 한 달 동안 초과근무를 아주 열심히 했을때 얻을 수 있는 금액이다.ㅠㅠ)


물론 돈을 바라고 선택한 직업은 아니었다. 돈이 아닌 다른 장점도 있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으리으리한 대저택에 살며 사고 싶은 것을 모두 살 수 있는 삶을 원했던 것도 아니다. 단지 자본주의 시대에서 나의 노동의 대가가 과연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인지 '현타' 올 때가 많다.


작년 한 해 정말 바빴다. 특히 하반기에 팀을 바꾸고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서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일했다. 일의 양도 많았고, 일 자체도 신규인 내가 하기엔 꽤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매일 10시 넘게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거의 매주 이틀 모두 나가서 근무를 했다. 정말 그 시즌에는 아침에 옷을 고르는 것조차 버거워서 교복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 정말 매일매일 일에 치여 지내던 그때 우연히 은행원인 친구 아내의 급여를 들었다. 당연히 나의 급여보다는 많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글쎄 나의 급여의 '두 배'가 넘었다.(이건 좀 너무한다 생각이 들었다. ㅠㅠ)

물론 은행업무가 분명히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내가 하는 일보다 업무강도도 세고 스트레스도 많은 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은행의 일이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과연 나의 업무 강도나 난이도가 은행업무의 절반도 안 되는 것일까??


그래, 업종의 차이가 있으니, 또한 사회 구조상 '사기업'이라고 무조건 어렵고 힘든 일이 더 많은 급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 자본주의 국가라도 모든 것에 정확한 금전적 가치가 매겨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우리의 급여 차이를 그냥 넘어간다고 과연, 이 '급여'로 나는 결혼을 하고 , 어찌어찌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를 낳아서 키울 수 있을까??


두 번째, '우리 동네에서의 자유'를 잃다.

직장과 집이 가깝다는 것은 정말 '매우' 만족스러운 조건이라고 분명히 말했었다. 하지만 직장과 집이 가깝기 때문에 단점도 생기니 바로 '우리 동네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나의 직장은 나에게만 가까운 것이 아니다. 우리 구의 특성 때문인지, 지방직 공무원의 특성 때문인지 어쨌든 나의 '회사'에는 나 말고도 '회사'와 '집'이 가까운 사람이 정~말 많다. 아마도 지방직 공무원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치구'가 바뀔 일이 없어서인지 근처로 이사오는 사람도 많고 애당초 지역 지원권이 있기에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아서 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 구'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바로 옆 동네 타구나, 가까운 타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동네'에서 어딜 가는 회사 사람을 만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지난 주말 '병원'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던 나는,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분을 만났고... 지난 달에는 마트에서 혼자 쇼핑하는 나를 우리 팀장님께서 보셨단다 ㅎㅎ)


어딜 가든 회사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니, 편한 복장으로 동네는 누비는 것도 왠지 불편하고, 우연히 만난 친구와 동네에서 커피 한잔하며 '회사 흉'을 보고 싶어도 뭔가 너무 불편하다. 내 얘길 누가 어디서 듣고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ㅠㅠ (나는 한여름에 아주 짧은 반바지에 쪼리를 신고 자주 동네를 누볐는데, 그런 복장으로 과장님, 팀장님이나 회사 남자 주임님들을 만난다면 너무 민망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작년 여름부터는 동네 마트에 갈 때 그런 복장을 포기했다.) 또한 남자 친구와 하는 '동네 데이트'도 늘 주변을 살피며 다녀야 한다.

세 번째, 가끔은 불합리한 업무분장

업무분장을 할 때 특별히 9급의 일 8급의 일 이런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 같으나, 이 점이 항상 지켜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나만해도 내가 팀이 바뀌면서 들어간 자리는 기존 7급 주임님이 하던 자리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직원 들도 종종 겪는 일이다.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해냈고, 내가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위의 상사분들도 그 자리에 나를 앉혔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 일을 해냈다고 그것으로 내가 겪은 불합리함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급여는 철저히 '계급'과 '호봉'으로 측정된다. 그러므로 더 많은 급여를 받는 더 '높은' 계급의 더 높은 '호봉'을 받는 사람이 그에 맞는 더 많은 책임과, 더 높은 난이도의 업무를 맡아야 하리라. 하지만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을 안다. 개개인은 정말 다양해서 다양한 특성들의 사람이 존재한다. 계급이 높아지고, 호봉이 높아질수록 더욱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는 가 하면 ,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사의 경우 어쨌든 이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하다 보니, 이 업무를 '이 만큼의 돈'을 받는 사람이 아닌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겨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급수나 호봉에 맞지 않는 일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유가 어떠하든 그저 참아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대직이라 하여, 휴가나 병가 시 서로의 업무를 대신해주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연가일수 또한 호봉에 맞춰져 있으니, 연가수가 적은 낮은 직급의 직원일수록 '대직'제도가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또 같은 팀에 같은 급수나, 같은 호봉의 직원들이 몰려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 나만해도 나의 연가는 이렇게 작고 소중한데, 내가 대직을 해 드려야 하는 그분의 연가는 거의 나의 2배에 가깝다. 쓸 수 있는 연가 '일수'부터 차이가 엄청난데, 서로의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일일까??


그리고 마지막, 생각보다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을'이다.

대한민국에는 '민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민원'앞에서 공무원은 항상 '을'이다. 물론 정말 '공무원' 이 잘못해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꽤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누가 잘못했든 우리는 '민원인'과 '민원'앞에서 우선적으로 '을'이 된다. '민원인'이 부당한 요구를 해도, '이유 없이 욕'을 해도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을'이다. (물론 개개인의 성향과, 부서의 분위기가 다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그런 개인도 존재하긴 한다. )

'민원'을 받는 다고 무조건, 쉽게 신분상 불이익 조치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잘못도 없이 하루 종일 욕을 듣는 것은 얼마나 고역인지 겪여 보지 않은 사람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단순히 '욕설'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고소'와 같은 법적인 조치로 공무원에게 감정풀이를 하려는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정말 공무원이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지켜야 하는 절차를 지켰다는 이유로 고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ㅠㅠ)


만족하는 이유도, 만족 못하는 이유도 모두 똑같이 각각 4가지이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내 직장 대해 불만족 보다는 만족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말그대로 '그럭저럭' 만족하고있다. 부디 앞으로 계속 직장을 '그럭저럭 만족' 그것이 안된다면 더 나아져서 '아주 만족'인 상태로 다닐 수 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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