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원한다면 공무원은 하지 마세요.

워라밸은 어느 나라 공무원 얘기인가.

by 정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의 이미지는 대부분 9to6이 매우 잘 지켜지는, 급여는 적지만 안정적이고 그리고 워라밸이 매우 좋은 그런 직업을 여겨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제 2년 차를 바라보는 지방공무원이 보는 내게 공무원의 이미지는 '급여는 적지만 (O), 안정적이고 (O), 워라밸이 잘 지켜지는 (??)' 이 더 적합하다.


(1) 생각보다 많은 업무량

지자체마다, 부서마다 차이가 있지만, 생각보다 업무량이 많다. 당장 내가 하는 업무만 하여도 타구에서는 8급 두 명, 세 명이서 나누어하는 일을 9급인 내가 꼼짝없이 모두 하고 있다. 사람이 부족하다고 인사팀에 인원 충원을 끝없이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사람이 없다'라는 것뿐이다. 지금은 조금 일이 적응되어서 그래도 주에 1~2회는 야근 없이 칼퇴하고 주말출근까지는 하지 않지만, 처음 이 일을 맡았을 때 나는 정말 일에 치여서 매일 10시 넘어 야근을 하고, 주말 이틀 내내 출근하곤 했다.

나보다 더한 내 동기는 (이 친구의 경우 시즌 비시즌이 있다) 시즌의 경우.. 새벽 2,3시까지 야근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느 날은 새벽 4시에 퇴근해서 6시에 출근을 했더라...(이 시즌이라는 것이 1년의 반 정도는 된다는 것이.. 문제인 듯... 정말 이 시즌에 친구는 좀비처럼 하고 다닌다.ㅎㅎ)

이렇게 업무량이 많은 것은, 과거보다 업무량이 분명히 늘어났지만, 인사권한이 있는 높으신 분들은 "라테"를 생각하시며 업무량이 많아진 것을 인정하지 않아 주시는 것도 있고, 실제로 육아휴직이 자유로운 만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 공백을 그때마다 메우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고, 또 '인적 충원'이라는 것이 순수하게 '업무의 난이도나 양'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기관장의 관심과 애정이 향하는 곳을 위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일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기관장의 관심과 애정이 없는 사업이라면 그냥 담당자가 알아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나의 경우 이경우....ㅠㅠ)

그리고 우리에게 그런 업무를 강요하시는 그분들과 우리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분명 다른데, 그 점은 간과하시고 오로지 본인의 성과를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2) 밤샘근무, 숙직과 자연재해 대비(수방, 제설 등)

다른 사기업들도 숙직을 하나?? 사기업을 안 다녀봐서 모르겠지만, 공무원의 경우 대부분 '숙직'이 시행되고 있다.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이로 인해 몇 달에 한번 정도는 밤샘근무를 해야 한다. ( 우리 지자체의 경우 남녀 모두 숙직을 하고 있는데, 이전에 남자 직원만 숙직을 했을 때는 남자 직원은 거의 매달 한 번씩 숙직을 하곤 했다.)

이번에 기나긴 장마로 인해 , 똑같은 공무원인 내 남자 친구는 거의 매주 2-3번씩 밤샘근무를 하였다.(우리 부서의 경우 사람이 많아서 나는 한 번만 밤샘 근무를 하였다. 사실 두 번 했어야 했는데, 두 번째 밤샘근무 날이 숙직 날과 겹치는 바람에 숙직만 하게 되었다 ;;) 예상되는 강수량에 따라, 단계를 나누어 주민센터와 구청에서는 밤새 직원들이 대기를 한다. 여름에 '비', '태풍'을 대비하고, 겨울에는 '제설작업'이나 '눈으로 인한 피해'대비를 위해 밤새 근무를 선다. 정말 공무원이 된 이후로,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날이면 언제 나 또는 내 남자 친구보고 출근하라고 할지 불안하여 마음 편히 집에 있을 수가 없게 되었다.


(3) 각종 축제는 주말과 야간, 그리고 공휴일에 이루어진다.

- 지자체에서 각종 행사들을 한다. 각 자치구마다 자신들의 특색을 담은 '축제'를 적어도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다. 그런 아주 큰 '축제'를 제외하고라도 각종 크고 작은 주민들을 위한 축제들을 지자체에서 시행한다. 그리고 그 축제들은 축제라는 특성상 대부분 주말, 공휴일, 야간에 이루어지며 그 준비와 진행은 모두 '공무원'이 한다.

주말에, 야간에, 공휴일에 축제가 있다면 담당 공무원은 당연히 출근해야 하며, 큰 규모의 행사의 경우에는 온 구청의 직원들이 동원될 때도 있고 그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담당부서에서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개월 동안 밤낮 주말 없이 준비를 해야 한다. (실제로 축제를 담당하는 부서의 경우 기피부서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



모든 공무원이 이런 것도 아니고, 분명 지방기관이나 개인의 역량과 위치에 따라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보통 언론에서 비치는 9to6 '당연히' 이루어지는 그런 직업은 아니다.

나의 경우 '워라밸'보다는 다른 것에 중점을 두어 공무원이 되었기에 (그리고 이미 주변에 미리 합격한 친구들이... 현실을 많이 말해주어서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 그럭저럭 적응하며 지내지만 만약 오로지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가 '워라벨'이라면 정말 공무원만큼은 다시 생각해보라 꼭 말하고 싶다.


**업무량이나, 조직 구성, 분위기 등은 자치기관이나 각 부처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저는 저와 제 주변을 기준으로 이 글을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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