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 Aug 20. 2019

왜 공무원에 도전 했냐면 #3

공무원만큼은 안 하겠다고 했던 내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게 된 이유 

적어도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는 있겠지 


나는 몸과 마음이 다 여리게 태어난 것 같다. 큰병을 앓은 적은 아직은 없지만 몸이 약해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잦았고 조금만 무리해도 바로 감기몸살이나 위염으로 앓아눕곤 했다. 실제로 키도 작고 체구도 작은 편이다. 마음도 여렸는지, 어릴 때부터 크고 작은 일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모두들 그 정도의 상처를 받고 사는 것인데 잊고 사는 것인지, 아니면 나만 그런 일들로 상처를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릴 때 사람으로 인해 크고 작게 상처 받는 일이 많았다. 몸과 마음은 여리지만 기억력은 좋은 나는 그 상처들을 대부분 기억한다.


 그 상처의 순간순간들을 기억하는 나는 (물론 갈수록 무뎌지고 흐려지기는 한다.) 그런 크고 작은 상처들을 누구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받은 아픔을 누군가에게 느끼게 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물론 살다 보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을 하고 나도 했겠지만, 딱히 그런 것을 당연시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큰 이득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나로 인해 원망하고 큰 손해를 얻게 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야) 


 기업이라는 곳은 어쩔 수 없는 곳이라 매일 경쟁을 해야 하고, 경쟁을 하려면 누군가를 이겨야 하지 않을까?(동료든 다른 기업이든?!)  물론 공무원도 승진도 해야 하고 일반행정의 경우 주요 부서라는 곳에 가고 싶으면 어느 정도의 경쟁은 있어야 하지만 적어도 나의 승리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생계를 잃거나 큰 손해를 보지는 않겠지.


 특히 취업준비를 하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매일매일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거절받고 그 평가를 더 잘 받기 위해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 동안 매일매일 마음에 미세한 상처가 났던 것 같다. 예의를 지켜주는 기업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에게 취업준비생은 그래도 열심히 살아보려는 안쓰러운 젊은이보다는 그저 힘없는 약자라고 생각됐는지 그들의 권력을 마구 휘둘렀다. 그때 만났던 어른들은 그다지 따뜻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분들도 일종의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라서 그랬던지, 관용보다는 승리자의 승리감과 힘만 느껴지는 사람들이었다.  그때의 나는 너무 우울했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서 일하려면 나도 그런 사람으로 변하던가 아님 매일매일 혼자 마음 아파해야겠지.


그래도 공무원은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고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겠지...


 사실 시험 직전에 그래도 그럭저럭 만족할 기업에 두 군데나 합격했지만, 2년간의 기간 동안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깨달음을 가진 나는 그래도 공무원 시험을 봐야겠며 입사 포기를 했었다. ( 그때는 당차게 포기했지만 이후 길어진 수험기간 동안 수십 번 후회하긴 했다..ㅎㅎㅎ) 


 



  

내가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이유가 오로지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익보다는 공익에 더 관심이 많았었고, 정치 사회에도 늘 관심이 많았다. 또 처음 7급 공무원을 준비했던 나는 국가의 주요 부처에  배치받아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하며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도 꽤 컸었다. 

 다만 어찌 보면 공익, 국가의 발전 이러한 이유들은 너무 당연한 이유이고, 이곳은 면접장이 아닌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는 것이므로 개인적인 이유만을 적어보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냐면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