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낳는게 아니라, 못낳는거지

공무원 조차 못낳겠는데 누가 낳나?

by 정다

2022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8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는 기사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세계최저를 계속 기록하니, 떠들썩함의 강도도 자꾸 줄어드는것만 같다. 모두가 놀라지도 않고 무덤덤해지는 것 같은 느낌)


88년 출생하여 2023년 한국 나이 36세인 그리고 현재 임신중인 내가 느끼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아이를 안낳는게 아니라 '못' 낳는 거다. 그전에도 막연히 낳고 사는게 힘들다고 느꼇지만, 임신을 하니 더욱 체감이 된다.


** 나는 이미 분명히 알고있다. 공무원은 그래도 다른 직업군에 비해 출산과 육아에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려움을 느끼는데, 그럼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다는거 아닐까??**



1. 실업급여, 질병휴직보다도 적은 육아휴직 수당


우선, 너무 다행스럽게도, 나는 육아휴직을 그래도 눈치보지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육아휴직을 무려 3년이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있다. 근데 그럼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것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육아휴직 수당은 급여의 80%, 상한 150만원이며, 이것또한 휴직기간에는 85%만 지급되고 복직후 6개월간 15프로 지급된다고 한다. 게다가 나는 공무원이라 공무원 연금, 즉 기여금을 납부해야하는데 (일반 사기업은 국민연금이 선택이라고 한다. ) 이리저리 계산해보니 월 90만원~1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나마 이또한 1년만 유급이라 2년 3년째 휴직을 쓰려면 급여는 받을 수 없고, 공무원 연금, 즉 기여금을 납부하면서 휴직을 해야한다. )


월 100만원 미만으로 과연 2인의 생활비가 되는 것일까??? 우리집이야 맞벌이 이지만 외벌이인 가정도 있을것이고, 또 싱글대디 싱글맘도 있을텐데 일반 기업이라 우리처럼 기여금을 납부하지 않아 120만원정도의 수당을 받는다고하여도, 과연 그 액수로 아이를 양육하며 생활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물론 일하지 않는 기간임에도 수당을 받는 다는 것은 엄청난 큰 메리트이다. 하지만 실업급여나 공무원들이 사용 할 수 있는 질병휴직과 같은 다른 급여들과 비교했을때에도 더 적다는 것은, 출산율을 적극 올리겠다는 정부정책과는 상반된 제도가 아닐까?


또한 상승하는 물가로인해, 연금지금액수도 늘어나고, 수급자등을 위한 각종 정책의 지원금액도 올라가는것을 내눈으로 보고있는데, 육아휴직수당은 언제까지 150만원에서 멈춰있는 것인가??


두사람 모두 일을 해야 생활이 유지가 되는 맞벌이 가정에서, 아니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외벌이 가정에서 휴직을 한다는것 자체가 엄청난 혜택이면서도 동시에 큰 비용적 리스크가 된다. 육아휴직이 혜택만 될 수는 없는 것일까???




2. 아이가 생기면 집도 커져야하는데, 집값은 비싸고, 월급은 오르지않아.(이제는 대출금리마저 비싸)

남편과 나 둘이 살았던 때에는, 그리 크지않은집에 적은 방 갯수에도 문제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아기짐이 어른짐 못지 않게 많으며, 아이를 위한 독립된 방을 주고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특히 하나가 아니라 둘을 원한다면 아이별로 방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의 집값은 너무 비싸고. ( 서울시 공무원이라 지방에서 거주할수 없다. ^^), 이제는 금리조차 너무 비싸서 전세조차도 부담된다.(전세비가 떨어진다고는 하나, 그래도 서울에 아파트 전세는 부모님 도움 없이 오로지 우리둘만으 급여로는 불가능하다. 대출이 필요하다 우리는) 게다가 임신으로 인한 휴직으로 인해 당장의 수입이 반토막이 나버리니, 집을 넓히는 일은 더욱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둘째는 엄두를 도무지 낼 수가 없다. (라떼는 단칸방에서도...이런 이야기는 하지말자. 그렇게따지면 라떼를 이야기하시는 분은 휴대폰도 사용하지 말고, 아파도 한의원 가서 침만 맞으셔야한다. 각자의 세대는 각자의 세대가 가지는 중간값이란게 있다.)


다들 하나는 어찌 낳더라도 둘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3. 낳기도 전에 어린이집 걱정(입소만이 문제가 아니다. )

너무 좋은 회사에 다니고있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직장에는 직장어린이집이있다. 전에는 직장어린이집에 입소하려면 몇년씩 대기를 해야한다고 했으나, 요근래 저출산으로 대기마저 없어져 수월하게 입소할 수 있다고한다.

얼마나 좋은가? 아이와 같이 출근하여 야근을 하더라도 부담없이 맡길 수 있는 직장어린이집. 그런데 이런 좋은 혜택을 받고있음에도, 아이를 키운다는것이 만만치 않다.


* 우선 출퇴근을 해야한다. 회사 바로 앞이 집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터.. 아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타며 출퇴근을 할 수는 없다. 특히 빠르면 돌부터 어린이집을 같이 다녀야하는데,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돌쟁이를 데리고 그 붐비는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아동학대 아닌가) 그렇다면 또 결국 자가용을 구입해야하고 이를 구매하고 유지하는것도 비용이며, 심지어 직장에는 주차장 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다.

* 야근을 할때는 어째야 하는가? 물론 좋은 직장어린이집에서는 꽤 늦은시간 까지 아이를 봐준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매번 야근을 하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는것은, 과연 아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일까?

* 또한 야근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부부의 급여는 너무 적어서, 과연 이돈으로 아이를 키울수 있을지도 의문이된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 위해서는 , 돈과 시간 모두가 필요하다.(심지어 속담에 온 동네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 그런데 지금의 우리는 돈과 시간 모두가 부족하다. 알고있다. 부부공무원이면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훨씬더 유리한 환경에 있다는 것을.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이 너무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진다. 아이가 나오기도전에 대충 논리적으로 따져본 상황에서만해도 도무지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는 낳고싶지만 도무지 자신이없다.


아마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원인은 이것말고도 수천 수만가지가 있을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기위해서, 단순히 임산부나, 아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리고 과도한 혜택은 회사에서 여성이나, 아이를 가진 여성을 채용하는데 기피하는 원인이 되게 만들수도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 그냥 아이가 있든 없든 '살아가기 쉬운' 세상을 만드는것 아닐까?


애당초 급여자들의 실질임금이 물가대비 높아서, 1년정도 쉬어도 경제적 부담이 없거나, 아니면 맞벌이가 ㅅ생계유지의 필수조건이 아닐정도의 급여를 받을수 있거나 한다면 , 또한 집값이 저렴하여 집을 구매하고, 넓히는데 엄청난 노력을 투여하지 않아도 된다면, 또한 회사근처에 집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대중화 되거나, 야근따위 하지않아도 잘먹고 잘살고 회사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그렇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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