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을 보다가

불편해 진건 나뿐인가?

by 정다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 편)은 요즘 내가 아주 좋아하며 매주 챙겨보는 드라마이다. 기관은 다르지만 주인공들이 공공기관에서 일한다는 점도 그렇고 기타 상황들이 공감이 가며, 인생과 연애를 날씨와 기상상황에 적절하게 비유하며 표현하는 것이 흥미로워서,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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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주말에 방송했던 7화를 볼 때 처음으로 조금의 불편함을 느꼈다.


그 회의 여러 에피소드 중 하나는 '민원'과 관련된 것이었다. 오존주의보 발령으로 인한 민원 전화가 빗발쳤고, 그중 어떤 전화는 상식 수준의 선을 넘는 전화였다. 결국 극 중 그 악성민원에 시달리던 한 주무관이 민원인의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로 인해 감사과로 다시 한번 민원이 들어가게 되어 여자 주인공인 과장이 관련 내용을 알게 되었다.

감사과로 제기된 민원의 직접적인 원인제공을 한 여직원이 '해도 해도 너무하다. 저는 이런 전화받는 일이나 하러 시험 봐서 공무원이 된 것이 아니다.'라며 울먹였고, 이를 들은 과장은 어떤 내용의 민원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 공무원이 된 것이 맞다. 무엇보다 공무원은 국가의 봉사자이다. ' 이런 내용의 답변을 한다. (프로그램 의견란을 보니 저런 민원을 넣는 사람들이 있나, 현실성이 없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더한 민원도 많다.)


코로나 근무를 하며 겪은 악성민원으로 아직도 전화만 보면 그때의 트라우마가 생각나는 나로서는, 이 장면이 정말 너무 불편했다. 작가는 악성민원 전화를 받아보기나 한 걸까? 맞다. 민원도 업무의 일종이다. 하지만 '악성민원'은 업무의 일종이 될 수 없다. 이 '악성 민원'으로 인해 피해 보는 것은 공무원뿐만이 아니라 다른 '국민'들도 포함된다는 것을 과연 작가는 알까? 답도 없이 그저 화풀이를 하기 위해 전화하여 '한 시간'가까이

전화를 한다면, 그 전화를 받는 공무원은 해야 하는 다른 업무를 할 수 없고, 이는 결국 '국민'의 피해가 되는 것이다.


또한 봉사자라면 함부로 취급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오히려 봉사자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당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언제부터 봉사하는 사람을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의식이 이 사회에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봉사자가 아니라 그 어떤 이유에서도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이유 없이 화를 내고 협박을 하는 등의 행동은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공무원도 결국은 사람이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는 이유로, 봉사의식이 다른 직업보다 투철해야 하기 때문에 그 외 기타 등등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사람이 사람에게 이유 없이 화풀이를 하고 화를 낼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요즘은 동물들에게도 그렇게 이유 없이 화풀이하면 안 되는 세상 아니었던가??)


이 글을 쓰신 작가분이 드라마를 위해 기상청에서 직접 상주하며 엄청난 많은 공부를 하시고, 작품을 쓰셨다고 들었는데, 그런 분조차 공무원에게 그런 식의 민원은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점을 불평하는 공무원은 잘못되었고 받아들이는 게 업무의 일종인 것처럼 글을 쓰셔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한편으로 너무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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