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가 좋으시면 연금도 라떼로 주세요

각 세대만의 상황과 고충이 있는법

by 정다



창원시, 공무원 축제 차출 `갑론을박`…˝합당한 보상부터˝ vs ˝사명감 어디로˝ : 국제신문 (kookje.co.kr)



아침에 기사를 보았다. 이전에도 같은 지역에서 지역 축제때 직원들을 차출하고 합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아 불만이 많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뭐 합당한 보상이 없다는 것은 나도 너무 잘 알기에 , 불만 할 만한 내용이군 하며 별생각없이 기사를 읽었는데, 같은 공무원중에서도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겠지) , 이런 불만자체를 이해 못하겠다고, 사명감을 운운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첫 기사가 났을때, 내 동기네 팀장님께서 이런일이 왜 불만이되냐고 팀원들에게 화를 내셨다는 이야기를 듣긴했다. - 우리는 분명 다른 지역 공무원인데도 말이다. )


합당한 보상을 못받는건 사실이다.

지방직의 경우(국가직은 근무를 안해봐서 모르겠다. 이런 행사가 있는지 없는지) , 이 기사에서 언급된 지역 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이 축제나 각종 행사에 이런식으로 '공무원'을 동원하고 합당한 보상을 못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공무원의 경우 무슨일이 있든 초과근무 1일 4시간이 최대이기 때문에, 보통 8시간씩 근무해야하는 행사에, 8시간 근무를 한다 하더라도 4시간의 초과근무만 받을 수 있다.

대체휴무를 주는 곳이 있다고는 하나, 생각해보면 근로기준법상 주말은 1.5배의 가치를 쳐줘야하는데, 주말1일과 평일1일을 동등한 가치로 교환해준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보상일까??(4시간 지급되는 초과근무의 비용도 주말이라하여 1.5배가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9급친구들의 경우 시급 만원도 못받고 즉 일당 사만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주말 8시간 근무를 해아한다. )

또한 저 8시간동안 식대조차 제공되지 않는 곳이 꽤 많다. (급량비라고 주말이나 야근 근무시 지급되는 식대가 있으나, 이는 지자체마다 예산의 범위에 따라 지급됨으로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고, 또 지급된다고 해도 하루에 한끼만 제공되며 (저런 주말 행사근무는 아침점심저녁 세끼중 두끼가 걸쳐서 차출되는 경우가대부분이다. ) 그 한끼 비용조차 8,000원이라..요즘 물가에 김밥과 라면정도 간신히 먹을 수 있다.

우리지역의 경우, 주말근무 뿐 아니라 평일 낮시간, 평일 저녁시간에도 차출지원을 하는데, 평일 낮시간에 가서 근무서는 직원들의 경우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다.( 근무를 안하고 가는것이니 무슨 보상이 필요하냐고 하겠지만, 사무실근무와 야외근무의 가치가 과연 같을까? 또한 낮시간 축제에 동원되어버리면 , 낮에 내가 해야할일은 누가 해주는것이 아니라, 야근을 하든 뭘하든 결국 내가 책임져야한다. )


그리고 이런 차출이 한달에서 두달동안 지속되는 축제의 경우 한두번이 아니라 몇번씩 이루어질 수도 있다.


사명감이요? 애당초 이게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일일까요??

공무원인데 보상만 탓하지 말고, 사명감을 가지라는데... 과연 이 축제가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일일까??

모르겠다. 내가 근무해본 결과, 이런류의 지방 축제들은 '국민'이나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 보다는 자치단체장의 '치적'과 '홍보'를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계절마다 여는 축제에 국민들의 느끼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국민들의 즐거움 보다는 자치단체장의 치적과 홍보를 위해 무리하게 '더 크게, 더 화려하게' ,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의 '재선'을 위한 이런 '행사'에 우리가 과연 '사명감'을 느껴야 하는가???

또 굳이 '공무원'을 동원하는 이유도, 이 행사가 너무 중요한 일이라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서 맡긴다기 보다는 '싸고, 다루기 쉽고, 모으기 쉽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과 같은 고 인건비 시대에, 이 모든 일들은 '외부사람'을 통해 해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근로기준법을 모두 준수하며 그들을 관리하는것도 엄청난 일일것이다. 하지만 4시간의 그것도 평일임금만 주면 되는, 다루기 쉬운 공무원을 행사에 동원하면, 훨씬더 수월한 일이 된다.

저렴하고, 다루기 쉬워서 쓰이는데 우리가 과연 '사명감'을 가질 수 있을까??


라떼 하실꺼면 연금도 라떼만큼 주시고, 휴대폰도 쓰시지 말고,

병원도 한의원만 다니세요!

라떼는, 하라면 했지, 불만자체를 가지지 않았다. 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사명감이든, 합당한 보상이든, 위에서 하라는데 토를 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다.(그리고 본인들도 합당한 보상을 못받았다고 하신다. ) 그리고 라떼는 더 힘들고 억울한 일도 많았다고 !!

생각해보자. 20년전 30년전 공무원도 박봉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때는 '연금'이라는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본봉은 작아도 다양한 수당이 있어서 ( 그 수당은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거나 15년 16년동안 한푼도 오르지 않고 그 액수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과연, 지금의 젊은 하급 공무원 만큼 보상이 적었던 것인이 의문이 간다. 또 믿으려고 하시지 않지만, 그때의 공직와 지금의 공직은 달라서 업무자체도 훨씬 많고 다양하고 어려워졌으며, 그 사이 민간기업의 처우나 복지는 굉장히 상승되었기에, 상대적으로 제자리에 있는 공무원의 처우나 복지는 엄청 낮아졌다. (적어도 19년자 임용인 나는, 그래도 그때 내 월급을 편의점 알바생과 비교하지는 않았다. 19년도와 20년도 단 1년차이에 나의 생각은 크게 바뀌에 되었다. )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겠지만, 어쨋든 우리입장에서는 더욱 힘들게 들어와 더 많은 일을 하는데 더 적은 보상을 받는것이다. 그런데 쉽게들어와 적은일을 하면서 더많은 보상을 받으신 세대가 우리에게 타박을 하시니 ...


그리고 정말 '라떼'가 더 힘든세대였다 하더라도 (그때상황에는 또 다른 힘든 일이 있었겠지) 내가 힘들었으니 니네도 힘들게 살아!! 는 너무 옹졸하고 속이 좁은 '어른'의 모습 아닐까???


그리고 '라떼' '라떼' 하시는데, 그러시면 연금도 그만큼 주시고, 본인도 본인들의 어른세대처럼 휴대폰도 쓰시지 마시고, 물도 직접 길어서 드시고, 아프시면 양의원은 안되고 한의원가서 탕약과 침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셔야 한다.


그 시대가 더 좋았고, 우리시대가 더 나쁘다는것도 아니고, 우리시대가 더 좋고, 그 시대가 더 나빳다는것도 아니다. 그저 각 세대는 각 세대마다의 상황과 고충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았든, 다음세대에는 나때는 잘못되었던것들이 바로잡혀지고, 그래도 조금은 더 살기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게 더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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