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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Oct 20. 2019

내게만 어려웠던 합격의 과정#1

남들은 쉽게도 합격하던데, 온갖 과정을 다 겪고 나서야 합격했다.

 누군가는 한 번에 철썩하고 시험에 잘 붙기도 하던데, 나의 경우는 아주 많은 과정을 거치고 정말 간신히 간신히 합격했다. 2014년 7급 만을 목표로 시험에 시작했었는데 29살이 되던 해인 2016년에 개인적인 일을 겪으면서 한 해 동안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그리고 그렇게 30살이 되던 2017년에 더 이상 7급만 바라보며 공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9급이라도 우선 합격하자는 마음으로 시험공부를 지속했다.


놓쳤던 첫 번째 기회 : 2017년 국가직 9급

 당시 간절한 마음으로 'OO스파르타'라고 불리는 관리형 독서실에 다녔다. 그곳의 선생님께 조언을 얻어 우선 합격하자는 마음으로 세무직 9급에 지원했다. (당시 세무직의 경우 일행정보다는 조금 커트라인이 낮았다. 하지만 세무직의 경우 행정법은 선택과목이 아니었기에, 사회공부를 따로 했었어야 했는데 7급을 준비하느라 행정학, 행정법을 공부했었기에 사회공부는 왠지 부담스러워서, 그냥 어쩔 수 없이 일행을 보고 있던 나였다.) 사회공부가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을 거라는 조언을 듣고 한 달 남짓 사회공부를 하고 4월에 국가직 9급 세무직렬 시험을 보았다. 그리고 채점 후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 O기 학원의 모의 채점 서비스를 통해 확인해보니 정말 나의 점수는 필기 합격 커트 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위치였다. 사실 운이 좋아 합격하더라도 면접에서 우수를 받아야 간신히 최종 합격할 수 있는 점수였지만, 그래도 간절한 마음에 떨어져도 좋으니 면접이라도 가고 싶다는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었다. 그리고 필기점수 확인의 날(국가직은 합격 발표전에 필기 원점수를 공개해줬다.) 아니.. 그동안 한 번도 한 적이 없던 마킹 실수를 했더라. 정말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어서 내가 선택한 표준점수가 조금 유리하게 나와야 간신히 합격할까 말까 하는 점수였는데, 마킹 실수는 정말 치명적이었다. 필기 합격이라도 간절히 바랬었지만, 마킹 실수로 당연히 탈락. (나중에 최종 점수가 나오고 보니, 마킹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도 0.5점 부족으로 불합격했을 점수이긴 했었다. ㅠㅠ)


놓쳤던 두 번째 기회 : 2017 지방직 9급 

  국가직 필기 점수 공개날(내가 마킹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안 날) 독서실 계단에 앉아서 엉엉 울었다. 누구는 한 번에 철썩 잘도 붙던데. 지지리 운도 없지. 마킹 실수를 했고, 내가 선택했던 선택과목의 점수가 다 불리하게 나왔다고.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울었다. 2016년에 한참 힘들 때 너무 힘들어 사주를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나는 관운이 없어서 공무원 하기 힘들다던데, 정말 공무원을 못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 지방직 9급 경기도 시험을 보러 갔다. 당시 내가 볼 수 있었던 경기도 지역에 그해 처음 지역제한을 두면서 (원래 경기도는 그곳에 주소를 3년 이상 둔적이 있거나, 현재 경기도 거주인 상태라면 경기도 모든 시에 자유롭게 응시가 가능했는데, 그 해 처음으로 몇몇 시에서 시제한으로 그 시에 거주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람만 응시가 가능하도록 법을 바꾸었다. ) 응시자는 줄었으나, 그해 채용 인원수는 매우 많이 늘려 꽤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었다. 이곳에는 붙을 수 있을까?

 경기도 시험을 볼 때에는 서울시 7급 시험도 있었고, 곧 다가올 국가직 7급 시험도 준비해야 했기에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4월 국가직 9급 시험만큼 조마조마하며 기다리지는 않았다. 사실 시험을 썩 잘 보지는 못했고 이때도 모의채점 결과 아슬아슬한 점수가 나왔는데, 이미 한 번 4월에 데어서인지, 헛된 기대로 상처 받을까 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다음 시험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합격 발표 날 집이 이사를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서 그다음 날이나 되어서야 확인을 했는데, 이럴 수가 이번에도 1점 미만 차이로 불합격이었다. (물론 역시나 이점 수로는 합격하더라도 면접에서 불합격할 점수였지만 간절한 수험생 입장에서는 필기 합격만이라도 너무 하고 싶었다.)


또 놓쳤던 세 번째 합격의 기회 ; 2017년 11월 추가 채용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공무원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하였다. 그로 인해 생긴 것이 바로 11월 추가 채용. 정말 다시는 없을 것 같은 기회였다. 그때 1점 차이로 불합격했던, 추가 채용에 5명 채용했던 그 지역에 나는 재도전을 하였다.(상반기에 커트라인이 낮았기에 추가 채용에도 그럴 것 같아 지원했었는데 ㅎㅎ 잘못된 판단이었다 ㅎㅎ) 겨울이라 눈이 왔었는데, 혹시나 눈이 와서 시험 보러 가는 지하철이 연착되거나 늦어질까 ( 그 지하철은 연착이 잦은 지하철이었다 ㅠㅠ) 마음을 졸이면서 시험장에 시험을 보러 갔다.


  시험을 오래 준비한 장수생이었기에,  그즈음 되니 시험에 대한 감이 생겼던 것 같다. 마지막 문제를 모두 풀고, 시험지를 내기까지 기다리는데, 이번 시험은 그래도 면접까지는 갈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채점 후 모의채점 결과를 보니 내점수는 딱 5등. 최종 합격으로 5명 뽑았지만, 필기는 7명을 뽑았기에, 설령 아직 모의채점 사이트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있더라도, 혹시나 표준점수가 조금 불리하게 나오더라도 그래도 7등은 하지 않을까? 7등 하면 그래도 면접은 볼 수 있지 않을까? 정말 면접이라도 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정말 초조한 마음으로 모의채점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며 합격 발표날만을 기다렸다. (합격자 발표날까지 그 모의채점 사이트에 더 이상 나보다 높은 점수의 등록자는 없었고 나는 딱 5등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합격의 날. 이럴 수가..!!! 커트라인이 내 채점 점수보다 낮았다. 드디어 드디어 나도 합격이라는 것을 해보는 것인가 하고 로그인을 해서 확인해보니 써졌있던 글자 '불합격'. 아니 왜? 전산상 오류가 난 것인가?? 다시 확인해보니 정말 믿을 수 없게도 또 '마킹 실수'를 하였다. 정말 너무 믿기지 않아서 경기도청에 직접 전화를 했고, 당시 담당자는 내가 마킹한 내 답안지의 답을 하나하나 불러주었다.( 감사하게도 너무나 친절하셨다!). 한 문제에 5점이나 하는 국어에서 마킹 실수를 했더라.

 커트라인이 낮을 줄 알고 지원했는데, 결과가 나오고 보니 내가 지원했던 지역은 꽤 높은 편이어서, 마킹 실수를 한 점수로도 타 지역은 합격할 수 있었는데, 이 지역에서는 당연히 불합격이었고, 심지어 마킹 실수만 안 했다면 이곳에서도 합격이었는데. 면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잘하면 최종 합격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억울해서 엉엉 울었다. 어떻게 그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마킹 실수를 한 해에 두 번이나 하는가. 그것도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 마킹 실수를 한 것인지. 너무 속상하고 억울해서 창피한지도 모르고 엉엉 울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모두 다 말도 안 되는 핑계지만, 그때의 나는 매우 절박하고 억울했다.)  당시 같이 시험 봤던 남자 친구는 추가 채용에 합격하였는데, 나 때문에 즐거워하지도 못하고 그저 우는 나를 위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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