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sol Jang May 10. 2020

EP1. 성장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1/2)

성장하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이 글은 지난 글(지난 30년간 나는 특별한 사람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에 이어,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기"의 첫 번째 이야기이다.


  2013년에 창업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서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아무것도 몰라서 정말 모든 걸 다 배우려고 발버둥 쳤다. 학교에서는 나름 잘 나가는 모범생이었지만, 사회에서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모지리였다. 근데 우리가 만들겠다고 나선건 아티스트를 위한 소셜미디어였고, 그게 무엇이든 서비스를 기획하고 함께 개발해나가야 했다. 그래서 무작정 컴퓨터 학원부터 끊고 어디선가 들어본 JAVA, C, C++을 수강했다. 물론 지금은 하나도 기억 안 나지만,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 필요한 모든 걸 배우려고 노력했다. 구글링 해서 나오는 기획문서를 따라 해서 와이어프레임과 플로우 차트를 그리고, 블로그에 나오는 간트차트를 따와서 서비스 개발 로드맵을 챙겼다.

<창업을 그만둔 후 써 내려간 삶의 방향>

  친구들과 함께 만든 회사를 떠나야 할지 고민하던 시절에, 내가 떠난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 삶의 방향은 어느 곳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작성해보았다. 거기엔 성장밖에 없었다. 내가 몰라서, 역량이 부족해서 등 같은 이유로 실수와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하는 일에서는 최고가 되겠다고,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2015년의 나에겐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성장하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그 후에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하고, 또 다른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성장을 위한 여러 시도들을 해왔다. 효과가 있는 방법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무언가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봤을 시도들이라, 특별한 방법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더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피드백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1. 닥치는 대로 공부하기

  

  나는 일하면서 한 번도 "사수"와 함께 일 해 본 적이 없다. 거기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서비스 기획이나 개발, 디자인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정말 무식하게 내가 필요한 모든 걸 찾아서 배우고 일에 써먹는 걸 반복했다. 필요한 게 있으면, 구글링 해서 아티클을 찾아보고 좋다는 책이 있으면 일단 사놓고 봤다. 그렇게 수없이 읽을거리와 공부할 것들을 항상 주변에 놓고 닥치는 대로 공부해나갔다. 회사에 남아서 혼자 아티클을 읽거나, 법조문을 찾아 읽기도 했고 출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멀미하며 글을 읽기도 했다.


<정보 소화 프로세스>


  그런데 이것도 하다 보니 나만의 정보 소화 프로세스가 생겼다. 위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내가 접하는 모든 정보 중 볼만한 것들은 모두 Pocket에 저장하였다. 그 이유는 좋은 정보들을 접한 순간 바로 소화하기 어렵고, 나중에 다시 찾아봐야지.. 하고 찾지 못하거나 그렇게 생각한 사실 조차 잊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페친이 공유한 괜찮은 글을 발견하거나, 구글링 하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참고 자료를 찾으면 일단은 Pocket에 저장해둔다. 그러다 진득하니 글을 살펴볼 시간이 생기면 Pocket의 글들을 정독한다. 여기서 정말 가치 있어서 여러 번 봐야 하는 글들을 다시 Evernote나 Notion에 저장한다. 그리고 출퇴근하면서, 가끔 생각날 때 계속 꺼내본다. 그렇게 나에게 꼭 필요한 지식들을 잘근잘근 소화시킨다.


<필요한 정보 구독용으로 활용하는 Feedly와 정보 저장소 Pocket>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내가 필요한 정보가 나를 찾아오게 만들었다. 페이스북에서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을 팔로우했다. 유용한 페이지를 팔로잉하거나 그룹에 가입했다. Feedly를 이용해 관심 있는 분야의 글들을 구독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찾지 않고 한 번에 다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친절하게 메일링 해주는 블로그나 미디어들은 개인 메일로 구독한다. 요새는 slack bot으로 연결해서 슬랙으로 받아보기도 한다. 필요한 정보나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구글링 해서 괜찮아 보이는 아티클들을 다 크롬 창에 띄워둔다. 그리고 대강 읽어보고 Pocket에 저장한다. Facebook의 글, 뉴스레터, feedly로 읽은 블로그 등 모든 정보 중 나중에 다시 볼만한 건 모두 포켓에 저장해두었다. 그래서 Pocket에는 시기별로 내가 관심 있어했던 주제의 아티클, 동영상, PDF들이 저장되어 있다.

<Notion에 정리한 Reading list>


  포켓에 저장해 놓은 여러 아티클, 정보 중에서 정말 귀중한 내용들은 다시 Notion(구. evernote)에 저장했다. 아티클이 아니라 책을 읽은 경우엔 북리뷰를 작성하여 나중에 다시 살펴볼 수 있게 정리하였다. ( 그렇게 정리한 북리뷰는 브런치에도 포스트 하였다) 시기별로 Evernote나 Notion에 저장하는 내용들이 다른데, 2016, 17년에는 주로 업무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당시엔 공부하지 않으면 업무에 지장이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매니징, UX트렌드 등 실제 업무에 필요한 내용들이 많았다. 최근엔 나에게 영감을 주고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글들을 주로 저장해 두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있다.


  요새는 저장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글이나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고자 노력한다. 나 혼자 보는 것을 넘어, 공유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과정이 제대로 글을 소화하게 만든다. 거기다 내가 잘 소화하고 있는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순 없을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유는 또 다른 공유를 불러일으킨다. 관련 있는 다른 글들을 소개받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읽기 원칙에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원칙을 추가하게 되었다.   


2. 함께 공부하기


  창업한 회사를 나온 후에, 위에서 길게 이야기한 것처럼 닥치는 대로 공부했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다. 사수도 없고, 주변에 서비스 기획을 하거나 Product manager로 일하는 지인도 없었다.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Product Manager들의 글을 탐독하고, 새로 나온 디자인 매터리얼을 살펴보면서 공부했지만 혼자서는 버겁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거나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기 위해 스터디 멤버를 모집했다.

<기획 스터디 모집 및 운영 내용>


  Product Manager에 대해서, 데이터 기반 기획에 대해서, UX 기획에 대해서 함께 공부할 사람들을 모았다. 생각보다 금세 사람들이 모였고, Slack 채널을 파서 스터디 주제와 진행 방식을 결정했다. 당시 나를 포함한 7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스터디를 진행했지만, 7명이 모두 같은 수준의 배경지식이나 열정을 가지지 못했다. 이에, 늘 그렇듯 가장 초급자 수준에 맞춰 스터디가 진행되었고 각자가 생각했던 수준의 스터디가 진행되지 못하니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거기다 중간에 스터디를 이탈하는 분들이 생기면서 스터디는 오래가지 않아 해체되었다. 지금 다시 보면, 좀 더 엔트리 레벨을 높이거나 관련 업무를 하는 분들로 모았어야 했다. 스터디 내용 및 과정에 대해 가이드를 주거나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그 이후로는 내가 스터디를 만들기보다 만들어진 스터디의 주제나 스터디 장을 보고 스터디에 참여했다. 한창 브랜드에 관심을 둘 때는 창업가의 브랜딩을 쓰신 우승우 님이 진행하는 트레바리 북클럽에 들어갔다. 함께 책을 읽는 것도 좋았지만,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의 고객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페이스북에서 인사이트 있는 글을 쓰고 공유하는 박지웅 대표의 트레바리 북클럽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때는 주제가 창업과 투자여서 그런지 다양한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과 네트워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형태의 스터디가 아니었고 한 달에 한번 정도의 만남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다.


<19년 하반기 Project One 목표 및 계획>

  2018년 9월부터 Project One이라는 스터디에 참여했다. 스터디에서는 각자 자신이 최고가 되고 싶은 분야를 정하고, 그에 맞춰  한 시즌에 달성할 목표와 계획을 공유한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아침에 모여 목표 달성을 위해 실행한 결과를 공유하는 스터디였다. 나는 그동안 세 시즌을 함께 했는데, 마이 데이터와 관련한 스터디 내용을 공유하기도 하고 나만의 서비스를 만드는 목표를 세워서 개발을 해보기도 했다. 스터디 안에서 함께 스타트업을 시작한 분들도 계시고, 다들 바빠진 데다가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올해는 아직 스터디를 진행하지 못했다.

<Project One 스터디 원칙>

  스터디는 매주 토요일 아침 9시에 멤버분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모였다. 스터디 멤버가 돌아가면서 스터디 원칙을 소리 내서 이야기하고, 구성원 중 한 명이 준비한 동기부여 영상을 시청하는 걸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룹을 나누어 각자 자신이 한 주동안 스터디한 내용을 공유하였다. 누군가는 글을 쓰기도 하고, 누군가는 개발한 결과물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다른 스터디 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관련 경험이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피드백을 주었다.


<Project One에서 매주 공유하는 내용>

  이렇게 함께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서로 고민을 나누고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토요일 아침 9시까지 스터디에 참석하고, 또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금요일 저녁 약속은 빠지거나 일찍 마무리해야 했다. 토요일 아침에 스터디를 참석하는 것 만으로 동기부여는 충분히 되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분들을 보고, 정말 고퀄리티의 글을 써내는 분들을 보며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 누군가는 스타트업에서, 누군가는 대기업에서 힘든 이야기를 토로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목표이지만, 누군가가 나와 함께 길을 걷는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별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매주 3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을 통해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었다.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기" 하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Project One의 영향이 크다. 진작에 2020년 첫 시즌 스터디가 시작했어야 할 시기인데, 코로나 등 여러 이유로 시작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목표를 정하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포스트 하고 있다. 앞으론 또 어떤 그룹에서 함께 공부하고 성장해나갈지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건 항상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고 결과도 더욱 좋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

글을 쓰다 보니 이 편은 너무 길어져서, 다음 화에서 이어서 씁니다 :)

이전 02화 지난 30년간 나는 특별한 사람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