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나만의 루틴 4가지)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올해에는 정말 글을 빡세게 써보고자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첫째로, 회사 내의 "bangle"이라는 모임에 참여하여 2주마다 글을 작성해서 올리고 있다. 글을 올리지 않으면 벌금이 있다^^. 둘째로, "bangle" 안에서도 소모임을 만들어 수요일 저녁마다 모여서 1시간 반~2시간 정도 글을 쓴다. 이 모임은 따로 글 쓰기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진행하고 있다. 셋째로, 글쓰기도 배워야 늘기 때문에 스터디파이의 <연재까지 이어지는 에세이 쓰기> 스터디를 참여하고 있다. 4월 7일에 처음으로 스터디가 시작되어, 매일 짧은 음성강의와 실습과제를 진행해야 한다.
스터디파이 스터디는 매주 주간 과제를 작성하고, 빠짐없이 제출해야만 스터디 금액의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다. 내가 참석한 에세이 쓰기 스터디는 이번 주 주간 과제로 에세이의 연재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여러 가지 업무로 인해 매일의 강의와 실습을 하나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말이 돼서야 부랴부랴 강의를 듣고 과제들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재 계획서를 쓰고자 하니, 나는 어떤 주제로 써야 될지 고민이 많았다. 내가 잘 아는 주제이면서 소재도 참신해야 하고, 연재하려면 그만큼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했다.
이런 고민을 하다가 우연찮게 이런 말을 보게 되었다. "가장 창의적인 것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다" 그래서 참신함을 찾지 말고, 가장 개인적인 일들을 찾고자 했다. 자존심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 내 일상의 작은 부분이지만 끊임없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소재가 무엇일지 고민해보았다. 그러니, 지난 내 7~8년의 일상을 가득 채운 회사와 제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못해왔던 나만의 이야기를 꺼내본다면, 누군가에겐 읽힐만한 에세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상상해보았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연재 계획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기"라는 제목으로, 내가 창업한 회사와 두 곳의 스타트업을 거치며 스타트업에서만 일해온 나의 이야기를 조금씩 써볼 생각이다. 분량과 예상 독자층을 정의하고, 간단하게 어떤 내용을 담을지 작성해보았다. 총 9개의 목차로 진행하고자 하는데, 코치님의 피드백에 따라 조금 변경될 수는 있다. 목차에는 간단하게 어떤 내용을 담을지도 (정말 간단하게..) 작성해보았다.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기
: A4용지 기준 1.5매씩 9회 분량으로 브런치에 게재
20대 중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장인, 스타트업을 첫 직장으로 선택하여 앞으로의 커리어와 성장에 대해 고민이 많은 스타트업 2~4년 차, 스타트업을 첫 직장으로 선택하는 데에 고민인 취업준비생,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방식이 궁금한 구직자 등
첫 사회생활을 창업으로 시작한 본투 스타트업인. 공동창업자 친구와 둘이서, 당찬 꿈을 꾸며 스타트업을 시작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몰랐다. 함께 꿈을 좇는 5명의 동료가 생겼으나, 그들을 책임질 능력은 없었다. 우리가 만든 스타트업도, 나도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올라타, 회사/서비스와 함께 나도 성장하고 싶었다. 그렇게 내가 만든 회사를 내 발로 나왔다. 그러고 10명 남짓의 작은 스타트업으로 합류했다. 일주일 평균 100시간 넘게 일을 하며, 서비스 기획부터 QA까지 제품이 출시하기 위한 모든 순간을 함께 했다. 어느새 월 사용자가 100만 명이 넘어서고, 사용자들의 좋은 리뷰가 가득했다. 그러나 회사는 돈을 벌지 못했고, 나도 스타트업 일상에 적응하여 정체되고 있었다. 그 순간, 스타트업과 나의 성장은 멈추는 듯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다. 이번엔 30명이 되는 조직에 합류하였고, 현재는 140명까지 성장하였다. 다만, 스타트업의 성장만큼 나는 성장하였는가? 나는 여기서 어떻게 성장해나갈까?
원하는 대학을 가고, 원하는 자격증에 합격을 하고, 원하는 회사에서 인턴도 하였고.. 그래서 난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런 삶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었는가?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걸 던지고 무작정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창업을 해보니, 난 너무나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다. 창업 생활을 할수록 어디가 밑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내 자존감은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내 착각은 산산조각이 났다.
내가 창업한 회사는 잘 안되었다. 첫째, 대표로서 내 역량이 부족했다. 둘째, 팀의 역량이 부족했다. 셋째, 내 역량과 팀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그만두기로 했다. 서로 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동료들이었지만, 이대로 가면 서로 미움만 남을지도 몰랐다. 성장해서 다시 함께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너무나 성장하고 싶었다. 성장할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장하기로 결심하였으니, 나를 짧은 시간 내에 가장 크게 성장시켜줄 곳을 찾아야 했다. 대기업을 지원할 것이냐, 다시 스타트업으로 갈 것인가 선택을 해야 했다. 선택은 생각 외로 쉬웠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무엇이든 새로웠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어느 한순간도 일과 떨어져 본 적이 없다. 그 순간이 그리우면서 동시에 끔찍하다.
당시 서비스 2.0 개편 기획을 2개월 넘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매주 새로운 제품의 모습을 그리고 대표님과 회의를 했다. 한 달이 지난 무렵, 대표님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한솔님은 기획에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다른 일을 하는 게 어떨지 고민해보세요." 모든 게 무너지는 듯했다. 그동안의 밤샘 시간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내 시간들을 증명하는 건 온전히 나의 역할이었다.
작게 시작한다. 작은 가설을 가지고 제품을 설계한다. 그리고 검증이 된 가설을 제품에 녹여간다. 그렇게 작은 보폭이 큰 한걸음이 되고, 뛰어나갈 수 있었다. 어느새 월간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제품이 성장하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운 땅이었다. 그곳에서 한국의 성장 공식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사드(THAAD)라는 정치적 이슈까지 터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번아웃의 징후가 나에게 찾아왔다. 사실, 두 번째 번아웃이었다. 그 이후에도 다시 한번 번아웃을 경험했다. 이제는 번아웃에 대해, 극복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우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밤새서 일하고 주말에 몰아서 자고, 운동과는 담쌓는 생활을 청산해야 했다. 오래오래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고,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생활부터 바꿔야 했다.
나 혼자서 모든 일을 할 때와, 5명이 일을 할 때, 30명, 100명이 일을 할 때의 업무 방식은 너무나 다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내가 성장하기 위한 방법도 달라진다. 각 스테이지별로 나는 무엇에 집중하고, 어떤 역량을 증진시킬지 고민이 필요하다. 내가 해왔던 고민과, 실행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렇게 써보니, 생각보다 할 말이 많다. 욕심을 줄여야 하는데, 쓰다 보니 욕심을 너무 드러냈다. 이 욕심들은 써 내려가면서 줄이고 쳐내면서 견제해보고자 한다. 어찌 됐든, 이렇게 브런치에까지 올린 이상 글을 안쓸 순 없다. 올해의 목표는 이렇게 나를 내던짐으로써 달성할 수 있길 바라본다. 써 내려가는 글과 함께, 나는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