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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Mar 30.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2)

- 비 내리고 찬바람 부는 부활절의 마드리드-


 14시간 반의 긴 여행이 끝나고 오후 8시를 넘겨서 바라하스(Barajas) 1공항에 도착했다. 차갑고 세찬 바람과 흩날리는 가랑비를 맞으며 짐을 공항택시에 싣고 호텔로 출발했다. 숙소는 3월 28일~4월 27일 기간 동안 구시가지의 중심 도로인 그란 비아(Gran Via)에 인접한 아파트를 임차했다. 그러나 나는 늦은 밤에 아파트를 인수받기 싫어서 카스티야 광장(Plaza Castilla)에 있는 엑세 플라자 호텔(Hotel Exe Plaza)을 예약하고 투숙했다. 아파트는 다음 날 오후 1시경에 인수받기로 합의했다.



 비바람은 호텔 도착할 때 쯤 더욱 강해졌다. 큰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접근이 되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비바람 속에서 짐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긴 여행으로 피로가 쌓였기 때문에 늦은 밤에 아파트 인수를 받지 않고 호텔로 투숙한 것이 잘한 일로 생각되었다.



 아침 식사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으로 만족하였다. 단체 관광객이 투숙한 것인지 식당은 아침 일찍부터 붐볐다.



 식사를 마친 뒤 찬바람과 함께 이슬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산책에 나섰다. 플라자 카스티요 광장에서 출발해 쿠즈코 광장(Plaza de Cuzco)을 돌아오는 것이었다. 차가운 비바람이 부는 날씨 때문 인지 마드리드에서 가장 넓은 도로인 파세오 데 카스테야나(Paseo de Castellano)가 황량하기만 하다.



 오후 1시에 아파트를 인수받았다. 주거형태의 공간이기 때문에 호텔보다는 답답함이 덜하고 무엇보다도 공기가 좋다. 더군다나 아파트에서 5~10분이면 카페나 식당 그리고 마트가 많은 그란 비아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구시가지의 주요 관광명소 접근성이 좋다. 참고로 숙소에 대한 마케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짐을 정리하고 난 뒤 늦은 점심을 먹고 시장을 볼 겸 그란 비아로 나갔다. 가랑비가 가볍게 내리는 중에도 그란 비아 거리는 관광객들로 상당히 분주하다. 그란 비아의 한 골목의 오래된 해산물 식당에서 갈리시아 스프(Sopa Gallego)와 해산물 파에야를 만족하게 먹은 뒤 카르프 슈퍼마켓에서 물, 휴지, 식품 등을 구입한 뒤 돌아왔다. 비가 다소 갠 그란 비아 거리에는 갑자기 인파가 크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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