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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Apr 02.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5)

- 스페인 광장과 시장보기 -

부활절 연휴가 끝난 월요일 날씨도 아침 일기는 불순하다. 가랑비와 찬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어젯밤 시차가 깨지 않은 데다가 취침 중에 뒷머리가 무겁고 통증이 있어 타이레놀 두 알을 복용하고 잤다. 몸 상태가 개운하지가 않고 무거운 느낌이다.


 아내가 차려 준 따끈한 꼬리곰탕을 푸짐하게 먹었다. 기름기가 빠져 맑아 보이지만 진한 육수 맛이 코와 입에서 느껴진다. 하여튼 좋은 보양식이 되었고 지금 만들어 놓은 양으로도 앞으로 몇 번은 먹을 수 있겠다.


 아침 늦게 아내가 에스프레소 커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산책 겸  그란 비아 거리에 나왔다. 아직도 가랑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또 간간이 해가 비춰 밝은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고... 일기예보에는 오늘부터 날씨가 개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랬으면 좋겠다. 마드리드 도착해서 5일째 줄 곧 찬바람에 비 내리는 날씨가 계속되니 지루하고 불편하다.


아침의 그란 비아 풍경 1
아침의 그란 비아 풍경 2
아침의 그란 비아 풍경 3
아침의 그란 비아 풍경 4


 거리의 소박한 카페에 들어가서 아내는 추로스에 더블 에스프레소 나는 크라상에 카페 콘 레체(카페 라테)를 주문했다. 추러스와 함께 녹인 초콜릿 한 컵을 준다. 추러스를 초콜릿에 찍어 먹는 것인데 양이 많다. 크라상도 반으로 나누어 구워 나왔고 여기에 잼과 버터를 발라서 먹으니 입이 호사를 한다.


에스프레소와 카페콘 레체 그리고 추로스와 초콜릿


 커피를 마시고 나오니 아름다운 건물로 들어찬 그란 비아 거리가 간간이 비치는 맑은 햇빛을 받아 인상적이다. 그란 비아 거리는 20세기 들어 건설되었다. 1910년 4월 4일에 시공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시대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고 관리되어 값진 관광자원이 되었다.


카야오(Callao) 극장 주변 풍경
그란 비아 도로 풍경 1
그란 비아 도로 풍경 2


 그란 비아 거리 끝자락은 스페인 광장(Plaza Espana)이다. 마드리드의 주요 관광 포스트로 알려져 방문자가 많지만 사실상 평범한 광장이다. 이 광장의 이름은 그란 비아 거리가 조성되기 전에는 성 마르시알 광장(Plaza de San Marcia)이었다. 그러던 것이 스페인 광장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광장 중앙 끝에는 미겔 세르반테스(Miguel Cervantes)에게 바쳐진 기념탑이 있고 그 정면에는 우람한 스페인 빌딩(Edificio Espana)이 있다. 지금은 리우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또 세르반테스 기념탑 왼쪽 정면 방향에는 142 미터의 마드리드의 탑(Torre de Madrid)으로 불리는 흰색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스페인 광장 풍경-세르반테스 기념탑
스페인 광장 풍경 - 스페인 빌딩(리우 호텔)
스페인 광장 풍경 - 마드리드의 탑


 그란 비아와 연결된 골목에 숨어있는 재래시장에 들어가 보았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 2층의 건물이다. ‘로스 모르텐세스 시장(Mercado de los Mortenses)’이라고 하는데 쇠락하는 재래시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점점 현대화하는 유통시장의 뒷 끝을 보는 것 같다.


재래시장 -Mercado de los Mortenses
시장 풍경 1
시장 풍경 2
시장 풍경 3


 플라자 에스파냐 광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며느리가 카톡 화상통화를 걸어왔다. 분당 율동공원 호수 가에서 35개월 손자의 자전거 타는 것을 보여준다. 손자의 관심을 끌어보려 하지만 놀이에 재미가 나서 건성이다. 전화를 끊으려고 ‘안녕’을 해도 놀이에 집중해 손으로 아디오스(Adios) 뽀뽀 흉내만 내고 그만이다. 마드리드 그란 비아 거리 산책 중 한국에 있는 손자와 화상 통화라니.... 갑자기 행복감을 느낀다. 손자를 열심히 키우느라 며느리가 수고 많다.


  ‘엘 코르테 잉글레스(El Corte Ingles) 백화점’ 슈퍼마켓에 들러서 식품을 구입했다. 야채 먹는 것이 부족해서 샐러드용 야채와 발사믹 식초, 올리브 오일 등을 구입했다. 상품가격은 명쾌하게 비교하지 않았지만 스페인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느낌으로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것 같다.



 아내가 구입한 식품을 가지고 번개같이 늦은 점심을 준비해 주었다. 샐러드와 꼬리곰탕 육수로 끓인 된장국 등인데 소박한 음식이지만 속이 개운하다. 



 두어 시간 휴식을 취했다. 나이에 비해 체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피로감이 자주 와서 쉬어가야 한다. 핸드폰 운동 앱에 기록된 마드리드에서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12,000보이다. 비바람 치는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꽤 돌아다닌 편이다. 


 오후 늦게 다시 나와 카르푸 슈퍼마켓에서 식수, 주스 등 몇 가지 부족한 식품을 구입해서 나오니 하늘이 개었다. 새파란 하늘이 시원하고 인상적이다. 오래간만에 보는 새파란 하늘이다. 문득 미세먼지로 잃어버린 우리나라의 푸른 하늘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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