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현서 Apr 04.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6)

- 급체와 구토 -

 시차가 극복되지 않아서 새벽 2시경부터 깨어 있었다. 6시가 되자 아내가 이른 아침을 준비해 주어서 먹고 난 뒤 졸음이 엄습해서 침대에서 한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위가 꼬인 듯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복부의 온 장기가 움직이는 것 같은 뒤틀림을 느끼며 구토를 하고 나니 정신이 없다. 구토를 하고 나서도 뉘엿거림과 메슥메슥함이 계속되고 뒷머리가 댕기며 가벼운 어지럼증까지 동반하니 몸이 괴롭다. 지난해도 한 번 이런 적이 있었는데 이 번에는 좀 심하다.


 아내가 급체로 인한 구토증을 일 년이면 3~4회 겪는데 한 번 시작하면 최소 3일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고생한다. 이 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아내의 이 증상을 걱정하고 있는데 정작은 내가 먼저 한 셈이 되었다.


 실은 출발하기 2~3개월 전부터 여행 중 건강문제가 마음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중남미 이해’라는 책을 발간하고 난 뒤 출발 할 때까지 알게 모르게 잔병치례를 계속해왔던 터이었다. 출발하기 전 2월 말부터 3월 내내 과거 허리 삐끗한 것이 도져 계속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속으로 은근하게 걱정을 하고 있었다. 여행 중 아내의 몸 상태도 중요하지만 나도 걱정이 되었다. 


 뉘엿거림과 메슥거림이 계속되니 않아 있기도 서있기도 누워있기도 모두 힘들어서 안절부절못하며 ‘이러면 안 되는데....’하고 걱정이 앞선다. 남은 일정이 창창한데 시작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오후 2시경 정신을 차리기 위해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아내 점심도 사줘야 하고 또 내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객지에 와서 집안에만 있으면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있다. 그런데 그란 비아 거리를 걷는 중에 다시 구토증이 올라왔다. 골목길로 들어가 아내가 준 비닐봉지에 몇 번에 걸쳐 구토를 했다. 


 카페 마요르카에 도착해서 아내 점심을 주문해 주고 나는 따듯한 녹차 한잔을 주문해 느리게 마셨지만 이마저 몸에서 받지 않아 힘이 든다. 위에서 뉘엿거림과 머쓱함이 계속되니 집중이 되지 않고 몸이 힘들다. 


 집으로 급하게 돌아와서 쉬었지만 증세가 계속되어 몸이 괴로웠다. 

작가의 이전글 스페인 3개월 살이(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