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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May 18.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50)

- 카르타헤나 가는 길 -

 카르타헤나 가는 버스는 9시에 출발한다. 어제저녁에 짐은 모두 싸놓았으므로 아침에 출발하면 된다. 버스정류장까지 택시로 10분이면 가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아내는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것이 호텔에 있는 것보다 더 편하다고 한다. 그래서 7시에 나선다. 우버 택시를 불러서 별문제 없이 정류장에 도착한다. 아침은 정류장 내에 있는 카페에서 해결한다.


 9시 버스를 탄다. 카르타헤나까지는 4시간 15분이 소요된다. 아마 서 너 군데 도시를 통과하며 가는 모양이다. 마지막 도시는 무르시아(Murcia)이다. 무르시아는 무르시아 자치주의 수도이다. 카르타헤나는 무르시아 자치주에 속해 있는 도시로 두 번째로 크다.



 그라나다에서 카르타헤나로 가는 길은 동북쪽으로 무르시아까지 가다가 무르시아에서 해안선 방향으로 남하한다. 무르시아까지 산악지형이 계속 이어진다. 나무가 많이 있는 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바위산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거칠게 보인다.



 무르시아에서 카르타헤나까지는 3~40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풍경도 평지로 바뀌어간다. 별 일 없이 카르타헤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숙소까지 갈 택시가 없다. 알아보니 카르타헤나에는 우버 택시가 운용되지 않는다. 버스정류장에도 택시가 없다. 잠시 난감했는데 한 20여분 기다렸을까 택시 한 대가 들어와서 이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한다.



 카르타헤나를 가는 이유는 내가 한 번 들르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카르타헤나는 카르타고가 이베리아 반도 남부를 정복할 때 전초기지로 번성하기 시작했는데 구체적으로는 기원전 228년 한니발 장군의 매형인 하스드루발 장군이 설립했다.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이 제2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에게 결정적으로 패하자 카르타헤나는 기원전 209년 로마에 정복당한다. 로마는 이 도시를 기존의 카르타고와 차별화하기 위해 “새로운 카르타고(Carthago Nova)‘ 명명한다. 이후 이 도시는 번영하면서 역사적으로 많은 유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평소 한 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다. 또 주변에 ”칼라 코르티나 해변(Playa de Cala Cortina)’라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고 해서 아내에게 보여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숙소는 에어비엔비를 통해 구시가지 중심지의 아파트를 구했다. 3박 4일 일정인데 도착해서 짐을 정리한 후 물과 몇 가지 필요물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아파트를 나와 주변을 살펴보니 딱 움직이기에 매우 좋다. 소위 역사중심구(Casco historico)이다.



 오후 8시경 내가 맥주 한잔 마시려고 아파트를 나온다. 그런데 의외로 기온이 내려갔고 바람이 분다. 반팔 티셔츠 입고 나왔는데 약간 으슬으슬하다. 도시는 시에스타가 깨고 다시 활기를 찾았는지 길에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카페나 식당에 사람들이 차있다.  낮에 밋밋해 보였던 길거리가 밤에 조명을 받으니 화려하게 살아난다.



 아내는 몇몇 식당을 기웃거리더니 한 곳을 선정해서 들어가자고 한다. 맥주와 오징어 튀김을 시켰는데 아내의 표현으로는 오징어가 매우 신선하고 맛있게 튀겼다고 칭찬한다.



 맛있게 먹었으면 됐고 이 식당의 내부 장식을 보니 재미있다. 오래된 식당으로 장식이 구식인 것 같으면서 범상치가 않다. 몇 가지를 기록으로 남겨둔다. 9시가 넘어 아파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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