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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May 26.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58)

- 알하페이라 왕궁, 필라르 성당, 중앙시장 -

사라고사 구시가를 돌아보는 일정은 호텔에서 1,3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알하페이라 왕궁(Palacio de La Aljafeira)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왕궁으로 향한다. 왕궁 주변에 공원이 크게 만들어져 있다. 공원의 수목들이 아침 햇볕을 받아 상큼한 분위기를 만든다. 



 공원 산책로에서 보는 왕궁 해자의 잔디밭의 푸름이 눈부시다.



왕궁 입구 매표소 뒷쪽에 만들어진 올리브 나무 공원이 아침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알하페이라 왕궁은 11세기 후반기 중 사라고사를 포함한 이베리아 반도 동부지역을 지배하던 무어족의 이슬람 왕국의 지배 시기인 11세기 후반기에 건설되었다. 그러던 것이 아라곤 왕국의 알폰소 1세가 1118년 이 지역을 정복한 뒤에 기독교 왕들이 거주했다. 왕궁은 깊고 넓은 해자를 가진 요새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슬람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입장료는 5유로인데 경로요금은 1유로이다.



 전반적으로 알람브라 왕궁과 같이 이슬람 건축 양식이 남아있는데 내부는 크게 화려하지 않고 조촐하다. 



 왕궁을 둘러보고 사라고사를 관통하는 에브로(Ebro) 강변도로를 타고 필라르 성당으로 간다. 에브로 강이 탁하다. 2017년 이곳에 왔을 때는 맑았던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필라르 성당 광장 입구에 사라고사를 최초로 건설했다는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동상이 서있다. 동상 뒤에 있는 성벽의 유적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광장에 들어서니 필라르 성당의 규모에 일단 압도당한다. ‘필라르 성당’의 공식명칭은 ‘필라르 성모마리아 대성당(Catedral-Basilica de Nuestra Senora de la Pilar)’이다. 전설에 따르면 기원 후 40년 1월 2일 성 야고보가 이베리아 복음 선교의 부진에 지쳐 기도하던 중 성모마리아가 발현하여 작은 벽옥 기둥(jasper pillar)을 주며 자신의 이름으로 교회를 세우라는 지시에 따라 최초로 작은 교회를 건설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 여러 시기에 증축을 계속하다가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스페인 왕 찰스 2세(Charles II) 시대인데 1681년에 건설이 시작되어 1686년에 완성되었다. 1725년 사라고사 시의회(Cabildo)가 대성당의 개보수를 시작해 현재의 길이 130 미터 촉 67미터 규모가 되었다.



 성당 외부 전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는 28 밀리 광학렌즈로도 역량이 부족하다. 아이폰 14로 전체 모습은 들어오는데 성당 건물이 왜곡되어 버린다.  



 성당에 들어서니 미사를 보고 있다. 조용하게 돌아다닌다. 내부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촐하다. 다른 성당에서 보았던 채색유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조금 어둡다는 느낌을 받으며 몇몇 부제단의 사진을 촬영해 남겨놓는다. 



 성당의 맞은편은 사라고사 구시가지의 중심거리인 것 같다. 중심거리 입구의 좌우 도로에 식당들이 설치해 놓은 테라스가 쭉 늘어서 있다. 우리도 그중 한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근처에 있는 중앙시장에 가본다.



 중앙시장은 매우 활기차다. 많은 시민들이 시장을 보고 있다. 우리의 재래시장인데 그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는 것 같다. 친서민적인 분위기가 확 느껴진다.



 사라고사가 자랑하는 대공원도 가려고 했으나 걷는데 피로감이 있어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다. 이곳에서 호텔까지도 2.7 킬로미터가 나온다. 택시를 타지 않고 운동 삼아서 걷기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조금 지친다. 


 호텔에서 쉬다가 오후 8시가 넘은 시간 주변 산책을 나온다. 아내는 호텔 곁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저녁식사로 닭 날개 8쪽을 먹었다. 나는 점심으로 먹은 파에야가 부담이 되었는지 머리가 무거워서 음료수만 마셨다. 


 이제 내일이면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으로 이동한다. 호텔에 돌아와 다시 짐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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