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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May 26.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59)

-  E-Mobility City 그리고 아디오스 사라고사 -

 사라고사에서 산 세바스티안으로 가는 기차는 오후 4시 36분에 출발하고 8시 53분에 도착한다. 12시 전에 체크아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는다. 일단 아침 식사를 하고 쉬었다가 호텔 주변을 조금 멀리 산책하기로 한다. 


 호텔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길게 나있는 산책로를 타고 한 참 간다. 왼쪽으로 사라고사-델리시아스(Zaragoza- Delicias) 기차역을 보면서 가다 보니 눈앞에 이상하게 생긴 조형물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대형 다리 겸 건축물이다. 들어가기 전에 ‘아인슈타인 사라고사 방문 100주년 기념’ 안내판과 아인슈타인 동상이 서있다.



 다리 입구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E-Mobility City에 들어가는 입구이다. 다리에 설치된 조형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다양한 모빌리티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 전기차도 전시되어 있다. 반갑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다리 위에 건설된 조형건물은 E-Mobility 뮤지엄이다. 입구는 내가 들어간 입구의 반대편이다. 다리를 건너가는 통로에도 많은 기자재들이 전시되어 있다. 뮤지엄은 2층에 있는데 들어가서 보고 나오기에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건너뛰기로 한다.



 반대편으로 나오니 대형 건물들이 들어선 모빌리티 시티가 나온다. 이 건물들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안내판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이 장소가 2008년 엑스포가 개최된 곳으로 지금은 E-Mobility City로 사용되고 있다. 나는 이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지만 스페인 정부가 이 분야에 보여주는 관심을 엿볼 수가 있다. 사라고사를 출발하기 전에 이 도시를 이해할 수 있는 뜻밖의 좋은 구경을 했다.



 기차역이 호텔에서 400 여보 되는 가까운 거리라서 캐리어를 끌고 역사에 도착한다. 역이 크고 나름대로 안락해서 별 일 없이 산 세바스티안 행 열차를 탄다. 



 산 세바스티안 까지 4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경치를 보고 가면 그런대로 지루함을 이길 수가 있는데 이 기차의 유리창이 너무 청소가 되어있지 않아서 풍경을 잘 볼 수가 없다. 



 오후 9시가 되어 산 세바스티안 기차역을 나서니 기온이 서늘하다. 북쪽 도시에 왔다는 현실감이 맨살의 팔에서 느껴진다. 우버 택시가 없는 데다가 택시도 간간이 들어오는 모양으로 호텔에 가는 일로 갑자기 막막해진다. 잽싼 아내는 상황을 이미 짐작하고 역 앞 멀리 보이는 택시 정류장에 가서 서성거린다. 그리고 같은 기차로 온 영어권 관광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자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다는 프리미엄을 활용해 확고하게 순서를 차지하는데 세 번 째이다. 우리 뒤로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20여분 정도 기다렸을까 택시가 들어와서 타고 호텔에 도착하고 체크인을 했다. 시내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높은 지대에 있는 호텔이다. 호텔은 정갈하고 좋다.




 호텔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투숙하고 있는지 1층 바와 식당이 떠들썩하다. 말을 들어보니 이태리 사람들이다. 그리고 독일 사람들도 있다. 정말 시끌벅적하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내려오니 자리 잡기도 쉽지가 않다. 동양인이 들어오니 곁눈질하며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기는 우리가 유일한 동양인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 아내는 문어요리와 스파게티를 주문해서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다. 이제 이곳에서 4박 5일을 보내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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