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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Jun 03.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66)


 아내의 몸 상태가 조금 개선되었다. 새벽 4시경에 일어나서 어제 식당에서 가져온 흰밥을 물에 말아서 조금 먹었는데 구토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침은 나만 먹고 아내는 음료수 한 모금 정도로 때운다. 소화불량일 때는 굶는 것이 좋다.


 썰렁한 아침 공기 속에 시내 탐방에 나선다. 히혼은 사실상 계획 없이 들른 도시이다. 산탄데르에서 산티아고를 가려니 버스로 9시간 반이 걸린다.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중간에 끊어가자고 선정한 도시가 히혼이다.


 그런데 이 해변도시가 너무 정갈하고 아름답다. 공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맑은 공기와 잘 정돈된 넓은 도로와 건물들이 편하게 느껴진다.



 호텔에서 나서 시내버스를 타고 구시가지에 내린다. 해안으로 나가는 길목의 한 광장에서 주말 임시 어린이 놀이터가 만들어져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이 나와서 놀고 있다. 평화스러운 풍경이다.



 지도를 보니 히혼에는 시내 해변이 두 개 있다. 하나는 포니엔테(Poniente) 해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산 로렌조(San Lorenzo) 해변이다.



 우선 가는 길목에서 바로 만나는 포니엔테 해변은 바닷물이 잔잔해서 해수욕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적당한 크기의 해변은 주변의 건물들과 잘 어울린다. 해변 산책로에는 운동과 산책을 겸한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바닷물이 잔잔한 관계인지 소형보트 정류장이 잘 갖춰져 있고 젊은이들이 보트를 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포니엔테 해변에서 산 로렌조 해변으로 옮겨 간다. 가는 길목에서 우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현지 딜러가 광장 공터를 빌려 전시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가니 마요르 광장이 나온다. 크지 않으나 도시의 규모에 맞게 단정하고 예쁜 규모이다.


 


 마요르 광장을 통과하니 널따란 해변이 보인다. 이 해변은 포니엔테 해변보다 더 길게 뻗어 있는데 물결이 잔잔하지 않고 파도가 꽤 있는 해변이다. 해변의 풍경이 시원하고 아름답다. 



 포니엔테 해변에 비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고 있다. 물론 단체 관광객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고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주말을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노인들은 걷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벤치에 앉아서 오고 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우리 부부도 햇살을 받으며 한참 동안 구경을 한다. 시원한 바람과 파도 소리에 마음이 편해진다.



 오후 8시가 넘어서 아내가 무엇을 먹어볼까 하고 있다. 호텔 식당은 주말에 닿는다. 프런트에 문의하니 동네 식당을 소개해 준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웬걸 상당히 수준이 있는 식당이다. 단골 고객으로 식당이 만원이다. 우리는 테라스에 앉아 있는데 조금 춥다. 음식은 해산물 수프와 민어구이를 시켰는데 음식 수준이 높다. 아주 만족스럽게 식사를 한다.



돌아오는 길에 호텔 앞에서 본 노을 풍경이 마음을 야릇하게 만든다. 도시 대로변에서도 석양 풍경을 본다. 석양이 9시가 넘어서 까지 있다. 현제 서머타임 기간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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