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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Jun 08.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72)

- 생소한 도시 바야돌리드(Valladolid) -

 오늘 레온을 떠나 바야돌리드(Valladolid)로 간다. 기차는 고속철 아베(AVE)인데 1시 7분 출발이라서 오전에 시간이 충분하다.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 주변 공원을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서 손자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한다. 아내는 며느리가 보내준 동영상 중 손자가 그림을 그리다가 갑자기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어’ ‘너무 좋아’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보고 또 보고 한다. 감동이라고 한다. 한 시간 가깝게 벤치에 앉아 있다가 호텔로 돌아온다. 


 담장에 핀 넝쿨장미꽃이 유난하게 붉고 아름답다.



 레온 역은 현대적으로 잘 지어졌다. 산티아고의 고색창연한 역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내부나 외부가 깔끔하다. 기록을 위해 역사와 주변 사진을 남겨놓는다.



 아내는 출발 전에 역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어젯밤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 입맛이 없었는지 아침 식사를 과일 몇 조각만 먹었다.



 레온에서 바야돌리드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고속철이라 속도가 시속 300 킬로미터를 넘어선다. 팔렌시아(Palencia)란 곳에서 한 번 쉬고 달렸으니 실제 거리는 200~250 킬로미터 정도 되지 않았을까? 차창 밖 풍경은 중부 평야이다.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에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데 어떤 작물인지 모르겠다. 밀 밭이 많지 않을까?



 택시를 타고 바로 호텔로 들어온다. 레온에서 택시 문제로 한 번 고생해서 걱정했는데 별문제 없이 잘 왔다. 호텔은 4 성인데 레온에 비해서 상당하게 저렴했다. 그런데 시설은 넓고 좋은 것 같다. 특히 호텔인데도 불구하고 주방이 있어 편리하다.


 그런데 호텔이 구도심 가운데 있는지 주변에 있는 건물들이 고색창연하다. 도시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호텔의 구체적인 위치가 정확하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3 빅 4일을 체제하니 내일 자세하게 알아봐야겠다.



 짐을 대강 정리하고 식수와 과일을 사기 위해 호텔을 나선다. 오후 3시경으로 가게 문들이 많이 닫혀있다. 공기가 덥다. 기온을 측정해 보니 33도이다. 갑자기 더위 속으로 진입하니 아내가 힘들어한다. 가까운 슈퍼에서 물만 구입하고 바로 호텔로 들어온다. 아내는 피곤한 데다가 코감기 약을 복용한 탓인지 바로 잠들어 버린다. 


 나도 소파에 앉아서 인터넷 신문을 보다가 졸아 버린 것 같다. 깨고 나니 머리가 무겁고 띵하다. 시간도 오후 8시가 가깝다. 아내는 자고 있고 나는 머리를 식힐 겸 호텔을 나서서 주위를 돌아본다. 그런데 내가 보고 알고 있던 다른 도시와는 뭔가 분위기가 다른 생소함이 많이 느껴진다. 내가 갑자기 생소한 도시로 들어와 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것들이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일까? 특히 바야돌리드는 중부 도시로 마드리드에서도 멀지 않은 도시인데...



 길에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왜 이렇게 많지? 하고 생각하다가 날짜를 보니 금요일이다. 아~ 그러면 그렇지. 금요일 저녁이구나. 



 호텔 뒤쪽 골목으로 들어서니 동네 슈퍼가 보여 들어간다. 과일이 싱싱하다. 파파야와 수박 그리고 체리를 사서 들어왔다. 오늘 저녁 식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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